아주경제 이규하·신희강 기자 = 선진국 문턱에 멈춰선 한국 경제의 산업혁신을 주도할 새로운 기술 프론티어(기술경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장률 둔화와 더딘 혁신 과정을 돌파할 4차 제조혁명 등 선도자로의 획기적인 변화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22일 정부와 국책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한국 제조업의 생산성 상승률은 최근 들어 크게 둔화되고 있다. 취업자당 생산성 상승률은 지난 2000~2010년 연평균 7.2%이나 2010~2014년 2.2%로 3배 이상 추락했다. 올 상반기에는 -2.7%로 둔화된 모습이다.
최근 산업연구원(KIET)이 공개한 '대일 캐치업 이후의 한국 제조업' 보고서를 보면 2011~2014년 시간당 생산성 상승률은 일본(1.3%), 프랑스(1.6%), 유로 18개국(1.3%), EU 28개국(1.0%)보다 낮은 수준이다. 오히려 미국(0.2%), 독일(-0.1%), 영국(-0.3%)보다는 높았다.
이는 선진국 따라잡기(캐치업)에 따른 생산성 상승률 변화로 그동안 한국경제가 추격형 전략을 추구해왔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다. 즉, 장시간 노동 등 기존의 양적 투입 중심의 발전 전략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추격형을 벗어나 시장 선도자로의 산업혁신 주도를 주문하고 있다. 혁신과 창의성에 더 큰 가중치를 두는 방향 전환이 제시되고 있는 것.
강두용 KIET 선임연구위원은 “산업화 이후 한국 제조업은 일본 제조업을 모델로 추격하는 형태로 성장했다”며 “한국의 취업자당 생산성이 세계 상위 수준에 도달, 후발국의 이점이 소멸되면서 최근들어 크게 둔화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3D프린팅과 사물인터넷의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조의 플랫폼화 과정을 겪고 있다.
이달 포스코경영연구원이 공개한 ‘한국 제조업 First Mover 전략’ 보고서를 보면 현 시점의 3D프린팅과 사물인터넷의 제조플랫폼은 돌파형 기술로 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한 역사적 변곡점에 ‘4차 제조혁명’이 제시되고 있다.
미국은 ‘리메이킹 아메리카와 혁신 제조업’, 중국은 ‘중국 제조 2025’,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등 제조업의 부흥을 위한 제조업 재조명과 닮아있다.
기존 추격형을 벗어나 돌파형 단계를 넘는 등 선도적 위치에 오르기 위해서는 제조업 기술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경쟁력과 대응전략이 요구된다.
정부도 제조업 혁신 3.0 전략을 내놓는 등 융합 신산업 선도형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제조업 혁신 3.0의 기본 방향은 IT와 SW 등 융합 신산업 창출의 새로운 부가가치 탄생이다.
선진국 추격형 전략에서 선도형 전략으로 전환을 시도하는 등 우리 제조업의 경쟁우위 확보가 목표다.
김상윤 수석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 공장 등 제조의 플랫폼화는 주문제작·틈새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생산과 물류 등 원가 중심의 부가가치가 축소되는 등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개인 혹은 소수가 공용 제조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클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 투자를 받는 등 1인 기업도 확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강성천 산업부 산업정책관은 “정부가 예전처럼 직접적인 개입을 할 수 없는 시대적 상황”이라면서 “정부의 할 일은 혁신의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으로 기업들이 스마트 공장 구축에 있어 표준화나 인증에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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