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마지막 국감, 너마저…‘꼴불견’ 백태 어찌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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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23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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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중반기에 접어든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도 예외없이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른바 ‘국감 불치병’으로 불리는 볼썽사나운 장면이 국감장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추석 연휴를 전후해 두 차례에 나눠 열리는 올해 국감에서 여야 모두 ‘정책국감’을 다짐했지만, 여야 의원들간 막말 공방과 파행이 거듭되고 있고, 어렵게 출석시킨 증인들을 향해 호통과 윽박, 망신주기가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내년 총선을 앞둔 터라 마음이 콩밭에 간 지역구 의원들은 국정 평가와 점검 대신 자신들의 온갖 지역 민원을 피감기관에 들이대기 일쑤다.
 

중반기에 접어든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도 예외없이 구태를 반복하고 있다. 이른바 ‘국감 불치병’으로 불리는 볼썽사나운 장면이 국감장 곳곳에서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복지위 국감에 출석해 곤혹스러워 하는 정진엽 복지부장관[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단골 손님은 ‘막말 공방’이다. 막말 끝에 화를 못 참는 여야 의원들은 끝내 국감을 파행으로 이끌고 만다. 이번 국감에서도 안전행정위원회는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새누리당 연찬회 건배사와 관련한 선거법 위반 논란을 두고 연일 막말과 고성을 반복하다 파행을 빚었다.

지난 18일 행자부 국감에서 강창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야당의 정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를 문제 삼은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을 향해 "'깽판' 놓으려고 그래"라며 언성을 높였고, 조 의원이 "누구를 가르치는 거냐"고 맞서면서 또 다시 안행위 국감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어렵사리 증인·참고인을 채택해놓고 정작 답변을 듣지 않은채 호통에만 열을 올리는 '망신주기 국감'도 흔한 장면이다.

지난 15일 경찰청 국감에서 유대운 새정치연합 의원은 구파발 검문소 총기사고가 업무상 과실치사가 아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주장하며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모의 권총을 주고 격발할 것을 요구해 논란이 일었다. 

기획재정부 국감에선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발언이 길어지자 박영선 새정치연합 의원은 "제 질의시간을 다 잡아먹으려고 하느냐, 얼굴은 빨게지셔 가지고…"라고 공세를 폈다. 이에 나성린 새누리당 의원이 "일부 야당의원들이 피감기관장에게 인격모독적이고 인격살인적인 공격"이라며 "아프리카 국가도 아니고 창피해서 같이 앉아있기 힘들다"고 언급했다가 사과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관계자와 대화 도중 얼굴을 만지고 있다.[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


바쁜 와중에 증인을 불러다놓고 한 마디도 안 묻는 경우도 흔하다. 지난 21일 국방위 국감장에 출석한 장준규 육군참모총장과 정호섭 해군참모총장, 정경두 공군 참모총장은 4시간 동안 군 사법개혁에 대한 질문 1개만 받고 자리를 떴다. 

국감과 무관한 지역 민원성 발언을 하는 경우도 적잖다. 신학용 새정치연합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산에 롯데가 건설 중인 골프장 공사와 관련 "통행금지로 등산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지역 민원을 늘어놔 비난을 받자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수준 낮은 '저질 국감'이 반복되면서 국감의 제도 개혁 목소리도 거세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국정감사 증인이 정치 흥정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목적을 위해 기업인 망신주기식 국감을 진행하는 것은 국회의 과잉이자 월권"이라며 '증인신청 실명제'를 입법화할 기세다. 

매년 반복되는 '붕어빵 국감'을 피하기 위해 국감결과 보고서 등에 시정 조치를 요구한 의원의 실명을 적고 피감기관의 처리결과를 상세히 기술하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이와 함께 연례 행사, 일회성 국감이 아닌 '상시(常時) 국감' 도입을 심각하게 검토해, 국감의 내용과 질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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