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도적인 조작' 브랜드 이미지 추락 직격탄
세계최대 자동차 회사인 폭스바겐의 '속임수 스캔들'은 기업의 규모만큼 파장이 계속 커지는 모양새다. 일단 이번 사태의 원인이 단순한 기술적 결함이 아닌 '도덕의식 결함'이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이전에도 미국에서는 자동차의 대량 리콜 사태가 있었지만, 대부분이 기술적인 실수나 결함 수준이었다.
그러나 폭스바겐은 환경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작 소프트웨어를 자동차에 장착했다. CNN은 "이번 '배기가스 스캔들'이 신뢰할만한 브랜드로 인정받았던 폭스바겐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었다"면서 "이번 사태는 매우 해결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라고 22일 분석했다.
AP 통신은 미국 정부가 폭스바겐 최고 경영자인 마틴 빈터콘을 형사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YT는 "이러한 의도적인 조작은 최고 경영진의 허락 없이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인 만큼 마틴 빈터콘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 미국 내 리콜 사태를 넘어 전세계적 소송과 처벌 잇따를 듯
폭스바겐 그룹은 폭스바겐뿐만 아니라 아우디, 스코다, 람보르기니, 포르쉐 등 보급형 차량부터 최고급 차량까지 다양한 브랜드를 아우르는 세계최대 자동차 업체다. 이는 곧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은 독일에서의 엄중한 조사와 처벌이 예상된다. CNN은 이번 사태가 독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동차 산업은 독일 전체 GDP의 2.7%나 차지하며 수출 중 20%는 자동차와 그 부품들이 차지하고 있다. 독일에서 자동차 산업 종사자 중 3분의 1 정도가 폭스바겐 직원들이다.
때문에 독일 정부는 이번 사태에 더욱 단호하게 나서고 있다.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교통부장관은 21일"독립적인 전문가들이 폭스바겐의 모든 디젤 차량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조사에 즉각 나서도록 연방자동차청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이 제출하는 자료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독일 환경단체인 도이체 움벨트라이트도 폭스바겐을 상대로 고소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22일 배기가스 검사 결과를 조작하는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차량이 전세계적으로 1100만 대 가량 생산됐다며 이와 관련된 협상 비용으로 65억 유로(73억 달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프랑스에서도 폭스바겐 자동차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투자자들과 소비자들의 소송이 이어질 경우 사태는 더욱 걷잡을 수 없게 된다. 독일에서 투자자 소송 전문 변호사인 안드레아스 틸립은 폭스바겐이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 주가는 곤두박칠 치고 있다. 21일과 22일 이틀 사이 31%나 폭락하면서 240억 유로(260억 달러)가 넘는 시가총액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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