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앞으로 5년 후인 2020년대에는 프로비스(Provice) 패러다임’이 우리경제와 산업계를 이끌어갈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가 24일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제5회 대한상의 경영콘서트’에서 김지현 카이스트 정보미디어 경영대학원 겸직교수는 2020년 산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프로비스를 제시했다.
‘비즈니스 2020, 新 먹거리를 찾아서’을 주제로 열린 이날 경영콘서트에서 김지현 교수는 ‘’사물 인터넷 패러다임, 제조와 서비스의 혁신‘에 대한 주제 발표를 통해 “컴퓨터, 태블릿, 스마트폰을 넘어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들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사물인터넷 시대가 도래하고 있으며, 2020년대에는 프로비스(Provice) 패러다임’이 한국경제를 선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비스는 제품(Product)과 서비스(Service)를 합친 용어로 ‘서비스를 품은 제조’를 뜻한다. 김 교수는 “프로비스 패러다임에서는 모든 기업들이 사용자의 24시간을 차지하기 위해 산업간 경계를 허물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네트워크라는 별개의 영역이 아닌 그것들의 해체와 재통합이라는 새로운 영역에서 무한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프로비스 패러다임의 실례로 미국 아마존과 국내 뉴런 도어락을 들었다. 아마존이 출시한 Dash라는 막대기 모양의 디바이스는 과자, 세제, 생수 등 제품 포장에 찍힌 바코드를 찍으면 해당 상품을 아마존 장바구니에 넣어준다. 국내기업인 뉴런 도어락은 인터넷 자물쇠로 집 앞에 방문한 사람이 누구인지 촬영해 집주인의 스마트폰으로 전송, 원격으로 문을 열고 닫을 수 있게 한다.
이어 김 교수는 “기존의 1등 기업들이 이러한 프로비스 패러다임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성공 공식에만 매달려서는 안될 것”이라며 “지금처럼 기술의 발전 속도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만큼 빠른 시대에는 완벽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유연한 전략을 세우고 재빠르게 실행한 후 이를 철저히 검증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2020년 사물인터넷 관련 디바이스가 260억개에 달하는 가운데 사물인터넷이 산업과 사회 각 분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조광수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사용자 경험으로 본 사물인터넷 비즈니스의 명과 암’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2020년경에는 사물인터넷 관련 디바이스가 260억개 수준에 달할 것‘이라며 “이를 지구상 인터넷 가입자수로 나눌 경우 1인당 10여개, 4인 가족 기준 1 가정당 40개의 디바이스에 달하게 되는 만큼, 모든 산업과 사회 각 분야에서 사물인터넷이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조 교수는 산업계의 기대와 달리 사물인터넷이 소비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비판적 견해도 내보였다. 수많은 기기간 연결을 기반으로 한 사물인터넷 서비스가 사용자가 이해하기에 지나치게 복잡하고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 교수는 “식당과 같은 서비스업의 경우 멋지고 비싼 의자 보다는 센서가 달린 스마트 의자를 통해 고객의 개별특성을 파악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때 보다 사업 경쟁력이 높아지는 시대가 됐다”며 “위대한 제품의 시대는 끝났고, 연결에 의한 융합서비스 시대가 열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생활에서 고급 디자인의 TV 리모콘보다 투박한 디자인의 통신사 리모콘을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사용자경험(UX)이 개별제품보다 중요해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며 “기업도 연결의 복잡성을 제거하고 사용자의 편의성을 강화해 나갈때 시장을 주도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대한상의 경영콘서트’는 경영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사회이슈를 다루고 기업경영에 전략적 시사점을 주기 위해 마련된 지식콘서트다. 5회째를 맞은 이날 경영콘서트에는 기업인 400여명이 몰려 새로운 비즈니스 먹거리 확보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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