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감법 개정지연 분식회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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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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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겠다며 입법 예고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 전면 개정안이 국회 문턱 조차 밟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국의 미온적인 태도가 회계 부정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법제처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위가 지난 해 10월 입법예고한 외감법 개정안은 위헌·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법제처 심사까지도 나아가지 못했다. 이견을 표명할 수 있는 의견 제출 기한이 같은 해 11월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여 동안 허송세월만 한 셈이다.

입법 예고된 개정안은 크게 규율 대상을 경제적 실질이 유사한 유한 회사 등으로 확대하고, 분식회계에 책임있는 퇴직 임원에 대한 조치 강화를 골자로 한다.

이는 기존 외감법이 회계 부정에 대해 관대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분식 회계를 저지른 상장사 퇴직 임원은 주주총회를 통해 해임되면 재선임되는 데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았다. 되레 임원 해임 공고가 재선임을 정당화 해주는 데 악용됐다.

이같은 이유로 금융위는 문제된 임원을 주권상장법인에 2년간 재취업할 수 없도록 개정안을 통해 못 박았다. 업계 전반에 뿌리박혀 있는 회계 부실을 사전에 예방하고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인 셈이다.

애초 금융위는 외감법 시행 시기를 올해 안으로 잡고, 교수나 연구위원 등 각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왔다. 하지만 개정안 제출이 미뤄지면서 새 법률안 시행도 연기될 전망이다.

이미 2015년도 국회 회기는 막바지에 접어든 상태다. 당장 법안을 올린다 해도 폐기될 공산이 크다. 그 사이 4000억원 가까이 분식회계를 한 대우건설 등 재무 책임자들은 다른 상장사에 재취업해 회계 부실을 키울 수 있다. 입법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도 쏟아진다. 

선욱 금융위원회 공정시장과장은 "개정 외감법을 조만간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며 "기존 입법 예고한 내용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새 법률안에서 제재를 강화하다 보니 업계에서 많은 의견을 냈다"며 "합리적으로 반영하고 대안을 찾는 과정에서 시간이 다소 소요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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