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70%에 이른다. 그런데 현대기아차가 이보다 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시장이 있다. 바로 LPG차 시장이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이 이 시장을 놓치는 사이에 현대차와 기아차는 90% 가까운 점유율을 올려놨다.
그러자 르노삼성이 최근 활발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박동훈 영업담당 부사장을 영입하고 나서 SM5 LPe를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는 같은 엔진을 단 SM7 LPe를 출시한 것이다.
가장 큰 특징은 트렁크 공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봄베(LPG 연료탱크)를 도넛 형태로 설계해 스페어타이어 적재공간에 실었다는 점이다. 이렇게 하면 기존 가솔린 모델과 마찬가지로 트렁크 공간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 트렁크를 열었을 때 민망한 LPG 탱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이다.
우려되는 점은 후방 추돌 때 안전성이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은 문제없다고 강조한다. 도넛 탱크를 안전하게 만들었고, 충돌 테스트도 무사히 통과했다는 것. 탱크의 강성을 높이고 튼튼하게 감싸 충돌에도 끄떡없다는 게 르노삼성 측의 설명이다.
다만 최대토크가 낮은 LPG 차의 특성상 급가속 때의 반응은 가솔린차보다 늦다. 가속 페달을 조금씩 나눠 밟으면 괜찮지만, 풀 가속을 해도 디젤 터보 같은 폭발적인 반응은 기대하기 힘들다.
이번 시승에서의 연비는 7.5㎞/ℓ가 나왔다. 국도에서 정속주행할 일이 많았음에도 연비가 더 좋아지지는 않았다. 대신 LPG 가격이 워낙 싼 덕에 눈금 한 칸을 남겨놓고 주유했을 때 2만5000원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다.
가격은 2550만원으로 SM7 라인업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옵션으로는 파노라마 선루프(105만원), 바이 제논 어댑티브 헤드램프+사각지대 정보시스템(98만원), 통풍시트+메모리 시트(60만원), 하이패스+전자식 룸미러(24만원)가 마련돼 있다 이를 모두 더하면 차 가격은 2837만원이 된다. 저렴한 편이면서도 기본적인 것은 다 갖추고 있어서 만족스러운 편이다. 다만 오디오 디스플레이가 너무 작고, 고급 오디오를 선택할 수 없어 아쉽다.
그동안 르노삼성 박동훈 부사장은 SM7 얘기가 나올 때마다 안타까워했었다. ‘국내에서 가장 저평가된 차’라는 게 박 부사장의 말이다. 이번에 라인업에 가세한 SM7 LPe는 저평가된 SM7의 가치를 높여줄 새로운 기대주다. 우선 장애인용과 렌터카로 나오고, 택시용 모델도 곧 출시된다. 렌터카와 택시로 보급돼 많은 이들을 만나게 되면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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