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트렁크 시신' 살인사건 피의자 김일곤(48·구속)이 지난 6월부터 치밀한 복수극을 벌이려 여성 납치 계획을 세운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성동경찰서는 25일 브리핑을 열어 "김씨가 자신과 폭행 시비가 붙었던 A씨를 살해할 결심을 한 6월 초부터 A씨를 유인할 미끼로 쓸 여성을 납치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4개월 전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접촉사고로 A씨와 멱살잡이를 했고, 그 다음달 50만원의 벌금형을 받자 앙심을 품었다. 당시 A씨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김씨는 노래방 도우미로 가장한 여성으로 우선 목표인 A씨를 유인하려고 젊은 여성의 납치 계획을 구상했다. 이후 8월 24일 일산 대형마트에서 30대 여성을 납치하려다 실패했다.
곧이어 이달 9일 충남 아산의 한 마트 주차장에서 쇼핑을 마치고 나온 주모(35·여)씨를 차량과 함께 납치했다. 김씨는 같은날 주씨가 도망가려 하자 목졸라 살해했고, 이틀 뒤 차량 트렁크에 넣은 채 불을 질렀다.
한편 강도살인·방화·살인예비·사체손괴 등 혐의로 구속된 김일곤의 사건은 이날 검찰에 송치됐다. 앞서 A씨를 비롯해 자신에게 피해를 줬다고 생각하는 사람 28명의 명단을 만들어 복수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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