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고급 수입 수산물로 꼽히는 랍스터와 킹크랩간의 경쟁에서 킹크랩이 인기를 끌면서 이름값을 하고 있다.
26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킹크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5배(1397.4%, 14.97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최근 몇 년간 수입 크랩(Crab)류의 대표격으로 자리잡은 랍스터 매출은 같은 기간 -28.0% 줄어 킹크랩과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랍스터는 최근 몇 년간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여왔다. 특히 지난 2013년 가을에는 유통 업계에서 ‘랍스터 대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이를 통해 ‘랍스터’는 국민 수산물 대열에 올라 2013~2014년 두 해 연속 ‘꽃게’ 매출을 제치기도 했다. 실제로 2013년 랍스터 매출은 꽃게 매출 대비 38.1% 높았고 2014년엔 15.4% 높았다.
그러나 약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2014년 7월 4일 1달러에 1007원으로 최근 3년동안에 최저점을 찍은 후 지속적 상승세를 보이는 영향으로 랍스터 주요 산지인 미국 물량에 대한 국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다. 또 소비자들도 몇 년 사이 랍스터에 익숙해져 예전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지는 못하는 상황이 됐다.
반면에 ‘킹크랩’의 경우 고가의 가격으로 인해 대형마트에서는 거의 취급하지 않았던 품목이었다. 지난해 10월, 킹크랩 수입업자가 물량을 대거 방출해 킹크랩의 시중 가격이 반값이 됐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킹크랩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유발됐다.
이런 ‘반값 킹크랩 해프닝’과 함께 ‘제2의 랍스터’를 찾아야 했던 유통업체들의 필요성까지 결합돼 킹크랩 인기의 발판이 마련됐다.
이에 롯데마트 측은 킹크랩 취급 점포를 늘리고 신규 산지 발굴 노력을 진행하며 본격 취급 준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올해 들어 현재(1월 1일~9월 21일)까지 롯데마트의 킹크랩 매출은 랍스터 매출의 63.5% 수준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킹크랩 매출은 랍스터 매출의 3.1%에 불과했다.
이 업체 신호철 수산MD(상품기획자)는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구이,찜용으로 수입 크랩류에 대한 수요와 함께 추석 가족 모임 및 연말 파티 등으로 인한 수요도 늘어난다”며,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킹크랩 매출이 랍스터를 제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오는 30일까지 ‘노르웨이산 활 킹크랩’을 일반 시세 대비 30% 가량 저렴한 100g 당 4280원에 선보인다. 기존 킹크랩이 대부분 러시아산인데 비해 이번 롯데마트의 킹크랩은 수온이 낮고 깨끗한 노르웨이 해역에서 어획됐다.
항공 직송으로 짧은 시간 내 국내에 들어와 판매되기 때문에 살이 탱탱하고 꽉 찬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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