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최근 수출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4분기에도 수출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나타나 올해 금액 기준 수출액은 전년 보다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김극수)이 국내 602개 수출업체들을 대상으로 실시해 29일 발표한 ‘수출산업경기전망(EBSI) 조사’에 따르면, 4분기 수출산업경기 전망지수(EBSI)는 100.4을 기록해 전 분기(98.4) 수준으로 예상됐다.
EBSI는 0∼200을 갖는 지수로서 전 분기에 비해 경기를 밝게 보는 의견이 많을수록 200에, 경기를 어둡게 보는 의견이 많을수록 0에 가까워진다. 따라서, 좋게 보는 의견과 나쁘게 보는 견해가 균형을 이룰 경우 100이 된다.
EBSI는 2010년 2분기(128.4)에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 우리 수출 성장 둔화세를 반영하고 있다.
항목별로 보면, 무역업계는 4분기 중 수출상담과 수출계약은 소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수출국 경기, 국제수급, 수출단가 등은 전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예상됐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 선박,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4분기 수출경기가 소폭 개선될 것으로 조사됐다. 석유제품은 113.6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선박(111.1), 의료·정밀 및 광학기기(110.9), 반도체(105.6)가 그 뒤를 이었다.
석유제품의 경우 정제마진 회복 및 단가하락에 따른 수요증가로 4분기 전망을 밝게 보고 있으며 선박은 전 분기 실적 악화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4분기 수출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의 경우 메모리는 PC수요부진과 세트업체들의 재고증가 등으로 경기전망이 밝지 않으나 시스템반도체는 신규수요처 확보(애플, 퀄컴과의 AP파운드리 체결)와 중국 휴대폰 업체의 사양 고급화 등으로 4분기 수출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무선통신기기 및 부품(94.4),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94.1), 전기 및 전자제품(93.4), 가전(92.9),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92.2), 플라스틱 및 고무제품(90.0) 등 대부분의 품목의 수출경기는 전 분기 대비 악화될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올해 4분기 주요 수출애로요인으로는 수출대상국의 경기부진(20.9%)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원화환율 변동성 확대(16.6%) 및 중국 등 개도국의 시장잠식(13.8) 등이 주요 요인으로 지적됐다.
국제무역연구원 관계자는 “연말까지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둔화와 신흥국 경기불안 등 우리 수출의 하방리스크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면서 “무역업계의 원가절감, 경영합리화 등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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