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에서 시작된 배기가스 조작 파문이 타 업체로 확산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그 여파가 국내 자동차시장에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차 중 디젤차 비중은 69%로 전년 동기 68.4%에 비해 소폭 늘어났다. 디젤차 비중이 높은 독일차는 국가별 비중에서 69.2%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흐름은 4분기에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배기가스 조작에 연루된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벌써 소비자들의 주문 취소가 잇따르고 있어 판매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두 업체 외에 다른 업체의 디젤차도 조작사실이 밝혀질 경우 디젤차 전체 판매가 크게 줄어들 수도 있다.
반면에 디젤차를 국내에 내놓지 않고 있는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업체와 디젤차가 있지만 비중이 적은 인피니티, 포드, 디젤차가 아예 없는 캐딜락 등은 타격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와 렉서스는 이번 기회에 하이브리드카 판매가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젤차가 ‘친환경차’라는 이미지에 타격을 입은 만큼 그 대안으로 하이브리드카 판매가 늘지 않겠냐는 것이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큰 타격이 없을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우, 파워트레인이 다양하고 여전히 가솔린 모델이 많이 팔리기 때문에 디젤 수요가 가솔린 수요로 옮겨가는 정도의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GM과 르노삼성도 디젤 모델이 있긴 하지만 생산 모델이 다양하지 않아 점유율이 낮은 편이다. 쌍용차는 승용 디젤이 없는 대신 SUV는 디젤 모델만 생산하고 있고, 국내 소비자들의 경우 SUV는 디젤을 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이번 폭스바겐 사태와 별개로 현대차와 기아차는 판매 상승이 예상된다. 하반기에 신형 아반떼, 신형 스포티지 등의 신차를 쏟아낸 덕에 신차 효과를 상당기간 동안 누릴 전망이다.
다만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8630만대)에서 1.2%(855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올해 하반기는 상반기(1.3% 증가)보다 더 낮은 1.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구소 측은 “환율 전망이 국내 자동차산업에 우호적이지 않다. 엔화 및 유로화가 상반기보다 더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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