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주 박승직 계보 잇는 박용만 회장의 ‘통 큰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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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2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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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대한상의 제공]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두산이 ‘지역 상생형 면세점’을 추진하는 것은, 동대문 상권이 잠재력 만큼 발전하지 못하고 경기 침체 영향으로 오히려 퇴보하고 있는 현실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이 시내면세점 유치 경쟁에 본격 나섰다. 중공업 중심의 인프라지원사업(ISB)에 역량을 쏟던 두산그룹이 내려놓은 줄 알았던 소비재 관련 사업에 다시 뛰어든데 대해 의문부호가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동대문 상권의 맹주로써 지역상권을 살리기 위한 박용만 회장의 통 큰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 25일 동대문 두산타워를 입지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신청서를 서울세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두산측은 이번 시내면세점을 ‘지역 상생형 면세점’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용만 회장의 이번 시내면세점 추진 이유는 두산그룹의 창업주인 매헌 박승직의 발자취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박승직은 1905년 서울 상업계의 거물이던 김종한과 신태휴 등 조선 상인들로 구성된 발기인을 구성해 광장주식회사를 발족시켰다.

광장시장의 발달은 인근지역으로 상권 확대를 불러왔고, 이는 곧 중부시장과 방산시장 평화시장, 동대문 시장이 들어선 계기가 됐다. 특히 박승직 창업주는 당시 한성상업회의소(대한상공회의소의 전신)에서 상의원으로 활동하는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업계의 거목으로 활발한 활동도 해왔다.

박승직 창업주의 행보는 대를 이어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그룹을 일궈낸 배경이 된 동대문 상권에 대한 애정은 두산그룹 본사(두산타워)에서 알 수 있고, 두산그룹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직을 맡는 것 또한 창업주의 행보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이같은 역사적 배경과 함께 박 회장이 면세점 사업 진출을 결단한 결정적인 이유는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동대문 상권과 지역 상인들의 목소리가 한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대문관광특구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동대문 상권의 연간 매출액은 12조4000억원으로 2002년에 비해 32%가 감소한 상태다.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동대문 상인들은 (주)제일평화를 통해 중소·중견기업 부문 서울시내 면세점 경쟁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탈락의 고베를 마시는 등 외부 큰 손의 힘이 절실한 상태였다.

즉 소상공인을 대표하고 있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두산그룹의 토대가 된 상권 회복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전달된 것으로 풀이가 가능하다.

박용만 회장은 이번 면세점 사업을 두고 일체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 상생형 면세점’에 대해 동대문 상권은 적극 호응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면세점 사업을 두고 대기업들간의 치열한 유치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박용만 회장의 이번 통 큰 행보가 과연 어떤 결실을 맺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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