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원하고 통쾌한 힙합뮤지컬 '인더하이츠'로 더 즐겁고 재미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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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9-3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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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마케팅컴퍼니 아침 제공 ]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색다르다. 신난다. 에너지가 넘친다. 

뮤지컬 '인더하이츠'를 한 마디로 표현하는 말들이다. 인더하이츠는 기존 뮤지컬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랩과 힙합, 스트리트 댄스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다. 가난하고 소외된 할렘가 '워싱턴 하이츠' 사람들 이야기지만 시종일관 유쾌하고 웃음이 넘친다. 특별할 것 없는 무대와 배경 전환조차 거의 없지만 배우들의 열연과 노래, 춤이 무대를 꽉 메운다. 

그런 의미에서 '인 더 하이츠'는 스토리와 노래가 뮤지컬에서 얼마나 중요한 지 다시한번 확인하게 해주는 뮤지컬이다. 

'인 더 하이츠'는 워싱턴 하이츠에 사는 이민자들의 삶을 그려낸 작품이다. 우스나비, 베니, 니나, 바네사, 클라우디아 등 각각의 인물들은 저마다 삶의 애환을 지녔다. 우스나비와 클라우디아는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갈 거라는 꿈이 있다. 스탠포드대에 다니는 니나는 등록금이 없어 공부를 중단하고 워싱턴 하이츠에 돌아왔다. 니나네 콜택시 회사에서 일하는 베니는 니나를 좋아하지만 니나의 아버지의 반대에 부딪힌다. 섹시하고 매력적인 바네사는 집값을 낼 돈도 없는 처지에 놓여 있다.

가난과 차별 때문에 괴로워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는 힙합, 스트릿댄스, 레게, 랩, 라틴 팝 등이 적절히 조합된 음악 속에 녹아든다. 이 작품의 메인 음악은 '힙합'이다. 합합의 라임을 무리하지 않게 적절히 구성해 우리말과도 잘 어울린다. 열정적인 라틴 음악과 힙합도 이렇게 궁합이 잘 맞을 수 있는지, 새로운 발견이다. 소위 라틴의 열정과 힙합의 자유가 멋드러지게 어우려져 폭발하는 무대 에너지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라틴 음악, 힙합, 레게 온갖 신나는 음악들의 총집합이다. 뮤지컬은 고상한 것, 무게잡는 것, 클래식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시원하게 무너뜨렸다. 20대~30대 중후반 여성들이 타깃이었던 뮤지컬 시장에서 십대와 20~30대 힙합을 좋아하는 남성관객들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코드를 갖췄다.

새로운 형태의 음악과 춤이 주는 충격과 흥겨움도 즐겁지만 탄탄한 스토리 또한 극의 완성도를 더한다.
 

[사진 = 마케팅컴퍼니 아침 제공]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와 노래 실력도 관전 포인트다.

아이돌 스타를 포함해 뮤지컬계 실력파 배우들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정원영, 서경수, 오소연, 박호산 등과 아이돌 출신 배우 인피니트 장동우·김성규, 샤이니의 키,  엑소 첸 등의 조화를 눈여겨 볼만 하다. 앞서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를 통해 한차례 랩 뮤지컬을 경험했던 정원영, 서경수 등은 주인공 ‘우스나비’ 역을 능수능란하게 소화했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랩 넘버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가사전달력 등이 돋보인다. 

오서연, 에프엑스 루나 등의 시원한 가창력도 썩 괜찮다. 특히 하이스쿨뮤지컬, 코요테 어글리, 금발이 너무해 등의 출연으로 관록을 쌓은 루나가 아이돌 티를 벗고 뮤지컬 배우로 안착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육현욱, 류수화, 박호산, 최혁주 등 뮤지컬 전문 배우들의 감초 연기와 노래 역시 극에 재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파라구에르역의 유승엽은 단독 출연 씬이 많지 않지만 진짜 라틴 배우가 아닐까 눈을 의심하게 하는 2:8 가르마의 우스꽝스러운 모습과 능청스러운 연기는 이 극의 씬스틸러로 자리잡기에 충분하다.

미국, 라틴계 이민자들의 이야기지만 이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은 우리네 삶의 고단함과 다를 바 없다. 작은 방 하나 얻을 돈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바네사, 비싼 등록금 때문에 학업을 포기할 수 밖에 없는 니나, 허리가 휘도록 일해도 자식 뒷바라지하기도 벅찬 니나의 부모, 지속적인 경기불황으로 파산하는 자영업자들. 이 시대 대한민국의 청춘과 부모, 나 자신과 이웃 등 우리들의 모습이기에, 나라와 언어를 초월해 극을 관통하는 공감대에 가슴을 열 수 밖에 없다.

뮤지컬 '인 더 하이츠'는 오는 11월 22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공연한다.
 

[사진 = 마케팅컴퍼니 아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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