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화장품에 병드는 K-뷰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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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0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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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국 화장품 제조업체 A사에서 판매중인 핸드크림. 국내 화장품업체 토니모리의 제품과 거의 비슷하다.]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한국 화장품 업체들이 중국산 짝퉁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반도체·전자·자동차 부품에 이어 화장품 분야에서도 짝퉁 제조가 도를 넘어선 것이다. 국내 업체들은 글로벌 브랜드와 경쟁할 기초체력을 길러야 하는 시기에 짝퉁제품 단속으로 회사의 역량이 분산되고 있다며 울상이다.

짝퉁 화장품으로 인한 피해액이 연간 수 천 억원대에 이른다고 하소연할 정도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명동·인사동·동대문 등에서 유통되는 짝퉁 화장품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경우 각 기업의 영업·경영지원·법무팀 등이 총 동원돼 짝퉁 제조업자를 적발해도 며칠 뒤면 다시 등장해 정상적인 업무가 이뤄지지 않을 정도다. 과거 허술했던 짝퉁 제조방식도 최근 1~2년 사이 제형·향기·용기 등까지 위조할 정도로 정교해져 단속도 어려워졌다.

'마유크림'으로 유명한 클레어스코리아는 최근 짝퉁 제조업자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마유크림이 중국에서 인기가 많다는 점을 악용한 일부 화장품 유통업자들이 제품의 포장·성분·정품 홀로그램까지 위조해 만든 가품 156억원어치를 한국과 중국에서 유통하다 적발됐기 때문이다. 

클레어스코리아 관계자는 "명동과 신촌, 인사동 등 주요 관광지역에서 가품을 봤다는 제보가 접수되면 영업과 법무팀 등 모든 직원이 동원돼 적발하는 작업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한다"며 "짝퉁업자는 게랄라 식으로 '치고 빠지는' 경우가 많고 조선족도 많아서 단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토니모리도 최근 중국산 가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한국 짝퉁 제조업자는 물론 중국 화장품 제조업체까지 이 브랜드의 대표 인기제품인 과일모양 화장품 짝퉁 제조에 나섰기 때문이다. 짝퉁을 판매하는 중국 A업체는 제품 패키지는 물론, 토니모리가 한국 TV프로그램에 광고한 제품 이미지까지 무단으로 도용하고 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2년전부터 중국 내 의장등록, 한국 내 디자인 특허 등록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지만 짝퉁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면서 "외부 대응을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 마트, 도매상 등을 통해 유통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리더스코스메틱과 네이처리퍼블릭도 예외는 아니다. 리더스코스메틱은 대표제품 '리더스 인솔류션 아쿠아링거 마스크'의 짝퉁이 명동과 동대문에서 발견되자 특허청에 고발하기도 했다.

네이처리퍼블릭도 최근 짝퉁을 제조해 중국으로 불법 유통하는 무허가 업체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일당을 붙잡았다.

[사진=클레어스코리아가 판매중인 마유화장품.]

상황이 이렇자 업체들은 수백억원을 투자해 짝퉁 방지 앱과 홀로그램 스티커, 정품 마크 등을 개발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이미 제품에 특수 제작된 홀로그램을 부착하고 있으며, 클레어스코리아도 지난 3월부터 전 제품에 정품인증시스템인 히든태그를 부착해 판매하고 있다. 리더스와 메디힐 등도 정품 인증마크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짝퉁 화장품에 대한 대응을 강경하게 해야한다는 주장이다.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처벌 수위 때문에 짝퉁 행위가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현재 짝퉁 제품을 만들어 유통할 경우 상표법 위반 말고는 마땅한 처벌 규정 없다. 특히 중국은 특허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보호 범위가 애매하다보니 짝퉁 제품이 적발되더라도 형량이 낮다. 이미 '짝퉁의 쓴 맛'을 본 패션업계의 경우 패션협회, 의류산업협회 등이 나서서 디자인 특허 등에 대한 법률자문기회 등을 마련하고 있지만 화장품 업계의 경우 전무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및 중국제조업자들의 모조품 유통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기업들의 자체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협회, 정부 차원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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