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의 IT 전문 블로그 비츠는 "모디 총리가 실리콘밸리를 정복했다"며 "그의 찾아가는 행보는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IT 기업 수장들을 자신의 행사에 '초청'한 것과 대조된다"고 평했다.
인도 수장의 찾아가는 행보는 실제로 많은 성과를 냈다. 26∼27일 실리콘밸리를 방문한 모디 총리는 여러 정보기술(IT) 기업 수장들을 만나고 투자약속을 얻어냈다.
'디지털 인디아'를 내세우며 180억 달러(한화 20조원)를 투자해 아직 인터넷에 접속하지 못한 10억명의 국민에게 인터넷을 보급하겠다는 모디 총리의 원대한 계획은 중국에 이은 인도라는 거대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미국 IT 업계의 큰 호응을 받았다.
지난 7월 인도 출신 순다르 피차이를 새 최고경영자(CEO)로 맞이한 구글은 내년 말까지 인도의 철도역 500곳에 와이파이(Wi-Fi·무선인터넷)를 설치해주겠다고 약속했고, 역시 인도계인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인도 시골 50만개 마을에 빈 TV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 인터넷 사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반도체 칩 제조사 퀄컴도 인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1억5000만달러(1791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팀 쿡 애플 CEO도 별도로 만나 자국에 아이폰 제조공장을 설립해달라고 제안했다. 실리콘밸리에서 만나지 못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는 28일 뉴욕에서 모디 총리를 따로 만나기도 했다.
모디 총리는 엔지니어 출신이 많은 미국 서부 지역 교민 행사에서는 "인도의 IT 인재가 미국, 특히 실리콘밸리에 진출하는 것은 '두뇌 유출'이 아니라 '두뇌 예치'"라며 "기회가 되면 이들은 이자를 쳐서 조국 인도를 위해 봉사할 것"이라며 이들의
한편 모디 총리는 27일 먼로파크 페이스북 본사에서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와 함께 1시간 동안 타운홀 미팅을 가지기도 했다. 그는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이 행사에서 자신의 어머니에 관한 저커버그의 질문에 "어머니는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남의 집에 가서 설거지하고 물을 길었다"면서 울먹이는 모습도 보였다.
모디 총리는 IT 기업뿐 아니라 록히드마틴, 포드 자동차, IBM, 펩시, GE, 보잉, 마스터 카드 등 기업 가치 총합이 4조5천억달러(5천364조원)에 이르는 500대 기업 CEO 40여명과 만찬을 하며 자신이 추진하는 제조업 활성화 정책 '메이크 인 인디아' 등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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