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그의 인맥이 갑작스럽게 부각되는 이유는 단기간에 큰 성공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1965년생인 정 대표는 전라남도 함평 출신이다.
서울 남대문에서 과일, 의류 소매업을 하면서 장사에 눈을 떴다. 28세였던 1993년에는 '세계화장품'을 설립해 자체 화장품인 식물원(1996년), 쿠지인터내셔널(1998) 등으로 성공했다.
2003년에는 중저가 화장품 매장 '더페이스샵'을 오픈, 에이블씨엔씨 '미샤'와 함께 브랜드숍 열풍을 주도했다.
서영필 대표는 한때 정 대표에서 협박 전화를 받았다며 SNS에 폭로하기도 했다.
정 대표가 큰 돈을 만지시 시작한 것은 더페이스샵 창업 2년만인 2005년부터다. 회사 지분을 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AEP)와 LG생활건강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20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남겼다. 이로 인해 그는 '정통 기업가'가 아니라 '장사꾼'이라는 비난도 받았다.
2009년에는 자연주의 화장품 콘셉트의 네이처리퍼블릭을 론칭하면서 화장품 업계에 다시 진출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론칭 6년만에 2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화장품 브랜드숍으로 성장했다.
올해 상장을 계획했지만 정 대표의 검찰 소환과 세무조사로 무기한 연기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더페이스샵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서울(명동), 대구(동성로)등에 점포를 냈던 최적의 위치 선정을 꼽는다. 당시 신생기업이 땅값이 비싼 도심 지역에 단독 매장을 내는 것은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화장품 업계에서는 정 대표의 뒤를 봐주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실제로 그는 언론 노출을 극도로 꺼렸지만 그의 인맥은 재계, 언론계에 넓게 포진했다. 화장품 제조업체 쿠지인터내셜터내셔널과 화장품 OEM업체 믹스앤매치는 그와 인척관계 기업이다. 정 회장의 장인인 정규만 씨는 조선일보와 스포츠조선 편집국장 등을 지낸 언론인이다.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의 친분도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명동 일대에서 사채업을 하는 김 모씨의 주선으로 모임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 대표는 1990년대 명동에서 장사를 처음 시작할 때 영업방해 등으로 구설수에 많이 오른 인물"이라며 "더페이스샵을 매각한지 지 4년만에 비슷한 콘셉트의 화장품으로 브랜드를 재론칭 하는 행위도 업계 상도덕상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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