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는 최 부총리 취임 후 공직사회의 서열화가 팽배해졌다. 최 부총리 체제에서 실장급 이상 고위공무원은 한번도 교체되지 않았다. 이렇다보니 고참 국장급에서 옷을 벗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됐다. 현재 대전을 제외한 5개 광역자치단체 경제부지사는 모두 기재부 출신이다.
다른 부처 공무원들의 불만도 높다. 기재부가 창의적 발상은 사라지고 부총리 입맛에 맞는 정책을 입안하는데 급급하다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국토부, 환경부, 고용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규제 중심의 부처들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최소화 해야한다’는 최 부총리의 엉뚱한 경제논리로 부처 성격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최 부총리는 8~9월에 임금피크제를 중심으로 한 노동개혁의 고삐를 죄고 있다. 정치권 복귀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임금피크제는 부총리 재임 중 최고의 성과로 만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소비활성화를 명목으로 추진 중인 블랙프라이데이 역시 뚜껑을 열자마자 ‘빛 좋은 개살구’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최 부총리는 블랙프라이데이를 통해 단기적 성과를 거두려고 했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예년 ‘가을 정기세일’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신용평가사 S&P의 한국 신용등급 상향조정도 자신의 치적으로 돌리고 있다. 기재부 대변인실은 신용평가 상향등급에 대한 최 부총리 발언을 홍보하는데 상당한 공을 들였다.
이처럼 최 부총리가 치적에 집중하는 사이 한국경제는 속으로 깊숙이 곪아가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올해 최 부총리가 공언한 경제성장률 3.1%도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미 주요 경제전문기관에서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3%대 달성이 어렵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는 현오석 전 경제부총리 시절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2%대 경제성장률은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 이후 2년 만이다.
정치권에서는 올해가 최 부총리의 풀타임 임기라는 점에서 2%대 경제성장률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현재 한국 경제는 경제성장률 하락, 재정악화, 국가부채 급증, 국민소득 감소, 임금정체, 청년실업률 급등, 전월세값 폭등으로 큰 어려움에 빠져있다”며 “최 부총리의 ‘빚내서 집사라’는 정책 때문에 국민은 부채폭탄을 안고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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