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LG전자가 프리미엄폰 신제품 'LG V10'에 대해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감성 마케팅'에 초점을 맞추며 전 세계에서 LG폰 팬 층을 확보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김종훈 LG전자 MC 사업본부 상품그룹기획장(전무)은 1일 'LG V10'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기존의 LG전자의 프리미엄폰 라인인 'G 시리즈'를 자동차로 '세단'에 비유한 한편 'V 시리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고 소개했다.
김 전무는 "V 시리즈는 역동적이고 새로운 경험과 모험을 즐기는 세대를 타깃으로 했다"면서 "(V 시리즈는) 보다 수준 높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차량의 기능을 중시하는 고객들이 세단을 찾는다면 SUV는 야외활동을 즐기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고객들이 주로 찾는 차종이다. SUV는 돈이 있어도 라이프 스타일이 다르면 무용지물인 고객의 특수성을 지닌 차종이기도 하다.
같은 맥락에서 V10 역시 '모험(adVenture)'으로부터 'V'를 따와 이름을 짓고, 특별함을 원하고 새로움을 찾는 고객층에 집중했다.
이미 애플과 삼성 등에게 프리미엄폰 주도권을 뺏긴 상황에 일부 고객층을 목표로 LG폰 팬 층을 형성하겠다는 마케팅 전략이다.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은 과거 2004년부터 2007년까지 LG전자가 피처폰 시장에서 전성기를 누렸던 당시의 휴대폰 마케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10년 전 피처폰의 판도를 바꿔놨던 LG 싸이언(CYON)의 '초콜릿폰'은 전 세계적으로 2000만대 이상 팔리면서 LG전자를 휴대폰 업계에서 '톱(top) 3' 반열에 올려놨다.
초콜릿폰의 성공은 이후 '샤인폰', '쿠키폰' 등 후속 모델들이 연이어 성공할 수 있었던 기반이기도 했다.
2005년 말 초콜릿폰이 나오기 전까지 국내 휴대폰 시장은 휴대폰의 디자인 보다 제품 형태와 기능에 초점이 맞춰진 시기였다.
당시 휴대폰 사업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LG전자는 고객들의 휴대폰에 대한 욕구가 형태나 기능 보다 디자인에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초콜릿폰은 초콜릿 디자인에 당시 휴대폰으론 드물었던 터치센서를 장착했고, 검정색 외관에 빨간색 버튼이 조화를 이룰 수 있게 했다.
여기에 당시 유명 스타였던 김태희를 CF에 등장시켜 '대박 신화'를 터뜨렸다.
V10을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진두지휘하고 있는 조준호 LG전자 사장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북미법인장을 지내며 미국에서 초콜릿폰과 샤인폰 성공의 중심에 있었다.
초콜릿폰 이후 등장한 샤인폰, '프라다폰', '시크릿폰' 등의 성공 역시 LG전자가 고객들의 속마음을 적기에 간파해 고객 맞춤형 마케팅에 성공한 결과물이다.
조 사장은 "이미 프리미엄폰 판이 짜여 있는 상태에서 휴대폰을 몇 대 더 팔고 덜 팔고 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LG폰을 통해 어떤 가치를 주고 어떻게 인정받아 LG팬을 늘리느냐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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