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신문 김종호 기자 = 올해 들어 매달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가 지난달 예년 수준으로 떨어진 데 이어 분양권 거래도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름세를 지속하며 조사 이래 최고치를 새로 썼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의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총 9134건으로 월별 기준 역대 최대치인 2006년 9월(1만3474건) 대비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여름 휴가철 비수기로 인해 전월 대비 거래량이 다소 감소했던 지난 8월(1만546건)과 비교해도 13.3%(1412건) 줄어든 수치다.
이에 따라 최근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 속에 올해 들어 8개월 연속 이어지던 월별 매매 거래량 역대 최대치 행진에는 마침표가 찍혔다.
앞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올 1월 6827건에서 3월 1만2980건으로 뛴 이후 4월(1만3730건)과 5월(1만2562건) 등 지난 8월까지 1만여건 이상의 높은 거래량을 유지해왔다.
이와 함께 최근 분양시장에 불고 있는 ‘청약열기’로 인해 상승세였던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 역시 지난달 들어 거래량이 다소 둔화됐다.
서울 아파트 분양권은 지난 5월 총 740건(일평균 24건)이 거래돼 2006년 실거래 조사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고점을 찍었지만, 지난달에는 323건(일평균 11건)이 거래되는 데 그쳤다. 예년 수준인 지난해 같은 기간(293건·일평균 10건)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었다.
이처럼 가을 이사철로 들어섰음에도 아파트 매매와 분양권 거래가 줄어든 점을 두고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에 따른 거래일 감소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여기에 최근 오를 대로 오른 가격에 대한 부담감과 정부가 올 7월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대책’, 미국 금리인상 전망 등이 맞물리며 관망세가 확대된 데 따른 영향도 컸던 것으로 풀이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대리는 “지난달 아파트 매매와 분양권 거래가 모두 감소한 것은 추석 연휴로 인해 거래일이 약 3주로 짧았던 영향이 가장 컸다”면서도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대책과 아파트값 지속 상승, 연말 미국 금리인상 등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면서 실수요자 및 투자자의 매수 심리가 다소 위축된 영향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본격적인 가을 이사철로 접어들면서 10월과 11월에는 매매와 분양권 거래가 다시 반등할 전망”이라며 “그러나 연말로 갈수록 내년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관망세가 늘어나 올 상반기와 같은 높은 거래량을 기대하기는 무리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1%대 초저금리에 따라 집주인의 월세 선호가 크게 늘어나면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는 총 4159건으로 증가해 전체 전월세 거래(1만1458건)의 36.2%를 차지했다. 전월세 거래 가운데 월세 비중이 36%를 넘어선 것은 서울시가 조사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월세 비중이 가장 높았던 곳은 종로구(48.8%)로 50%에 육박했다. 이어 중구(45.5%)와 성동구(44.0%), 동대문구(43.3%) 등의 순이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데 따른 집주인의 월세 전환으로 전세물건 자체가 희소해 당분간 월세 가속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