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적합업종제도 실효성 논란 재점화…문구 업계 “큰 실익 없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5-10-04 14:3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최근 동반성장위원회가 문구소매업을 중기 적합업종으로 심의·의결하면서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의 실효성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문구 업계에서 조차 큰 실익이 없다는 의견이 많아 향후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동반위에 따르면, 동네 문방구를 대표하는 전국학용문구협동조합과 대형마트 3사가 협의해 초등학생용 학용문구 18개 품목에 대해서 대형마트가 묶음 단위로만 판매하기로 했다.

묶음단위 판매가 가능한 제품은 △종합장 △연습장 △일반연필 △문구용풀 △지우개 △유성매직 △네임펜 △일반색종이 △스케치북 △형광펜 △교과노트(전과목) △알림장 △일기장 △받아쓰기 △색연필 세트 △사인펜 세트 △물감 △크레파스 등이다.

품목별 묶음규모, 시행시기, 할인행사 등 세부사항은 신청단체와 대형마트 간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동반위는 적합업종 권고 후 대형마트의 문구류 매출이 문구소매업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매년 권고사항을 조정할 방침이다.

한 문구 업계 관계자는 “제조업 입장에서는 유통경로만 달라지지 회사 전체 매출 영향은 크게 없을 것”이라며 “오히려 악기 등 특정 제품군만 생산하는 군소 제조업체들에게는 심각한 타격이 된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앞에서 문구점을 운영하고 있는 A사장은 “소매상 입장에서 더 큰 타격은 무상교육이라는 명목 하에 일부 지방자치단체나 교육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문구류 입찰 구매”라면서 “최저가 입찰을 통해서 문구 제품을 대량 구매 후 학생들에게 일괄 지급할 경우, 학교 앞 작은 문방구들은 다 망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김제남 정의당 의원이 중소기업청과 동반위로부터 제출받은 ‘적합업종 신청 계류 중인 품목의 폐업현황’을 살펴보면, 적합업종 신청 후 최장기간 계류 중인 문구소매업은 2007년 1만9600여개에서 2013년 1만3500여개로 6년 간 6100여개가 줄었다.

적합업종 지정이 중소기업 육성효과도 없고 통상규범 저촉 소지만 높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의 경제적 효과와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고유업종 해제 이후 사업체의 노동생산성과 근로자수, 생산액 등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고유업종은 대기업의 시장진입 제한을 위해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보호해 주는 제도로 세계무역기구(WTO) 무역 자유화에 따른 수입 개방으로 대기업이 차별을 받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2006년 12월 폐지됐다.

한경연은 보고서에서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행위는 동반성장위원회에 예산을 지원하고, 감사원을 통한 감독이 가능한 만큼 중소기업의 사업영역 보호라는 공무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면서 “입법화될 경우 정부당국의 적합업종 지정은 당사국의 조치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아 통상규범 위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