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해 유커 수가 급감했지만 중국 중추절 연휴(9월26~27일)와 중국 국경절(10월1~7일)을 전후해 다시 늘어나면서 정부를 비롯해 국내 관광·유통업계가 유커 모시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중국인 관광객의 만족도는 전체 방문국 16개국 중 최하위 수준인 14위로 집계되는 등 이들의 만족도는 여전히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관광의 양적 성장에만 치중하기보다는 관광의 품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늘어나는 유커 수…만족도는 여전히 낮아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발표한 '관광동향분석' 결과에 따르면 메르스가 발생한 5월 이후 한국을 찾은 외래 관광객은 6월에는 전년 대비 마이너스 41%, 7월에는 마이너스 53%의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유커는 크게 영향을 받아 6월은 마이너스 45%, 7월은 마이너스 63%로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8월에 들어서면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수준보다 6.6% 증가한 21만6705명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중국 최대 명절인 중추절과 국경절 연휴가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이어지는 만큼 그동안 국내 관광업계가 겪었던 어려움을 극복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우려와 불만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관광불편 신고 현황 분석 결과 유커들의 불편 접수는 2012년 406건에서 2014년 602건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전체 불편신고 건수 중 불친절·가격 시비·환불요청 등 쇼핑 부분 불만은 30.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부당요금 징수, 난폭운전, 승차거부 등 택시(12.4%), 위약금과 시설·서비스 불량 등 숙박(11.1%), 안내 서비스 불량, 계약조건 불이행 등 여행사(9.3%), 공항 및 항공(6.6%), 음식점(5.2%) 순으로 집계됐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관광불편 신고가 꾸준히 늘어나는 만큼 이들의 만족도는 상당히 낮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올해 초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 대한 중국인관광객의 만족도는 전체 방문국 16개 가운데 14위로 최하위 수준이다. 재방문율도 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정부적 차원의 관광친절도 제고 방안 발표
상황이 이런 만큼 최근 메르스 위기를 극복하고 외래관광객 만족도를 높여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도 긴밀히 협력했다.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 및 단체는 최근 브리핑을 열고 '사전 면세제도 시행'과 더불어 바가지요금 및 저가 여행상품 근절 등 외래 관광객의 불만 요인을 적극 해소는 한편 국민의 외국인 환대 수준을 높이겠다고 피력했다.
교통 부분에서는 택시의 부당요금 삼진아웃제를 시행하고 고급형 택시를 도입하기로 했다. 또 숙박업소의 시설·서비스를 강화하고 호스텔업 입지규제 완화 등 중저가 호텔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이외에 외국어 메뉴판 보급, 화장실 시설 개선, 우리 음식 대표 '맛지도' 제작 등 정보제공을 늘리는 한편 외국인의 편리를 위해 외국어 표지판을 확대하고 관광 가이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대규모 우호사절단을 중국 주요 도시에 파견하는 것은 물론 K팝 콘서트 및 K스마일 캠페인 개최, 코리아그랜드세일 조기 시행을 통해 외래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도 밝혔다.
◆유커 수에만 의존하는 태도 '지양'해야
하지만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관광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는 못한다는 지적이다.
관광 전문가들은 유커를 많이 유치해 당장 죽어가는 경제 살리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해 이들의 관광 만족도와 재방문율을 높여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서울과 제주에 치우쳐 있는 관광 인프라 및 콘텐츠를 전국적인 범위로 넓히고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새로운 지방관광 콘텐츠와 연계된 융복합 관광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훈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유커를 많이 유치하기 위한 단기적 방안보다 그들이 원하는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방문지역을 서울과 제주 이외에 전국으로 확대하고 체류기간을 늘려 지출비용을 함께 증대시키는 방향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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