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모석봉 기자 = 요즘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의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자주 눈에 띄는 배너가 있다.
바로 ‘정부3.0’이다. 정부3.0이란 공공정보를 적극적으로 개방하고 공유하며 부처간 칸막이를 없애 소통하고 협력함으로써, 국민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동시에 일자리 창출과 창조경제를 지원하는 새로운 정부운영 패러다임이다.
개방․공유․소통․협력을 통해 서비스 정부, 유능한 정부, 투명한 정부를 실천함으로써 신뢰받는 정부, 국민행복 국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신뢰받는 정부의 ‘신뢰(信賴)’는 믿을 ‘신(信)’, 힘입을 ‘뢰(賴)’ 두 한자로 이루어진 단어로 믿고 의지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즉, 신뢰받는 정부라는 것은 국민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정부를 실현하겠다는 것으로 정부3.0 목표인 유능한 정부, 투명한 정부와 연계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정부3.0의 비전인 국민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정부의 시작은 바로 청렴이다. 공직자들이 청렴(淸廉)하지 않고서는 투명한 정부도 유능한 정부도 될 수 없으며 이러한 정부는 국민들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도 할 수 없을 것이니 청렴이 바로서지 않은 정부3.0은 사상누각(沙上樓閣)이 될 것이다.
뉴스나 신문 등의 언론매체를 통해 공직자들이 금품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되는 소식을 더러 접하게 되는데 같은 공직에 있는 사람으로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몇몇 비리사건들은 국민들로부터 공직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묵묵히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있는 공직자들의 사기까지도 떨어지게 만든다.
하지만 공직비리사건을 접할 때면 언짢은 감정과 안타까운 감정이 교차한다.
비리사건 자체는 매우 잘못된 행동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들도 처음 공직에 들어왔을 때에는 누구 못지않게 청렴한 자세로 국민에게 봉사하겠노라고 다짐했었을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깝다.
세월을 보내면서 공직자로서의 마음자세가 흐트러지면서 부정․부패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한다.
공직자들도 사람이기에 마음자세가 처음과 달리 약화될 수는 있다. 하지만 공직자란 국민의 봉사자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모범을 보임으로써 국민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어야 하는 존재이기에 늘 청렴의 마음가짐을 다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더불어, 조직에서는 공직자들이 청렴한 자세로 직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정기적인 교육 등으로 뒷받침해주어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라는 책을 읽었다. 전직 우루과이 대통령으로서 28년 된 자동차를 끌고 월급의 90%를 사회단체나 국민 주택 건설 사업 등에 기부하는 등 대통령이라는 지위가 무색할 만큼 청렴한 생활을 몸소 실천한 분이다.
뉴스를 통해 무히카 대통령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세상이 이런 대통령이 있다는 사실에 무척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남긴 말 중에 기억에 남는 말이 있다. “나에게 가난한 자란 너무 많은 것을 원하는 사람이다. 너무 많은 것을 원하는 사람은 도무지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라는 말이다.
무히카 대통령의 평소 청렴에 대한 마음가짐을 잘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공직자들도 이러한 마음가짐을 잘 본받아 공직생활을 해나가야 한다.
무거운 물레방아가 돌아가기 위해서는 다소 꽤 많은 양의 물을 필요로 하지만 돌아가기 시작하면 적은 양의 물로도 쉽게 돌아갈 수 있게 된다. 청렴도 마찬가지다.
처음 부정·부패의 유혹을 뿌리치기란 쉬운 일이 아닐 수 있지만 우리의 몸과 마음에 청렴이 밴다면 그 어떤 유혹이 오더라도 손쉽게 뿌리칠 수 있을 것이다.
청렴한 공직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창의적으로 소임을 다할 때 유능하고 투명한 정부로서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을 것이며, 그로 인해 국민이 행복한 국가가 실현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정부3.0’ 그 시작은 바로 청렴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