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리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회의 결과가 한국 시간으로 5일 정오께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회의 일정이 거듭 연장되면서 한때 결렬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당사국 간 타결 의지가 분명한 상태여서 사실상 타결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NHK는 TPP 협상 당사국인 12개국 대표들이 3일(현지시간) 전체 각료회의를 열고 입장차를 해소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고 4일 보도했다.
이번 회의의 3대 쟁점은 자동차부품 원산지 표기 문제와 낙농품 시장 개방, 의약품 특허 보호 기간이다. 이 중 의약품 특허 보호 기간을 두고 미국과 호주가 온도차를 보이면서 회의가 교착 상태를 보였다. 미국은 보호 기간을 기존 12년에서 8년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호주에서 새 제안을 내놓지 못한 탓이다.
뉴질랜드 등 다른 참가국에서 TPP 협상 분위기가 타결 쪽으로 기울 때 낙농품 시장개방에 대한 타협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었던 만큼 의약품 특허 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다른 문제들도 연쇄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TPP 협상의 일본측 대표인 아마리 아키라 경제재생담당상은 3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의약품 관련 사안에서 여전히 메워야 할 입장 차이가 있어 마라톤 회의를 이어갈 것"이라며 "철야 회의를 통해서라도 타결 쪽으로 결론을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TPP 협상이 최종 단계에 와 있는 만큼 성실한 대응 없이는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며 "21세기형 자유무역협정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뉴질랜드 협상 담당자도 "양국이 적극적으로 협상을 계속하고 있어 진전이 예상된다"며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당초 TPP 협상은 지난 7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회의에서 결론을 낼 계획이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한 차례 결렬됐었다. 이후 지난달 30일부터 애틀랜타에서 이틀 일정으로 회의를 재개했지만 주요 사안에 대한 당사국 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여러 차례 연장했다.
미국 주도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TPP에는 미국과 일본 이외에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등 총 12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전 세계의 38.2%를 차지하고 있어 TPP 출범 시 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경제통합체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FTA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아직 직접적인 협상 대상국은 아니지만 향후 TPP 참여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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