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원전 해체산업 육성' 본격화…2030년까지 6163억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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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0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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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국무총리가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차 원자력진흥위원회' 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미래부]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정부가 세계 시장 진출을 목표로 원전(原電) 해체산업 육성에 나선다. 정부는 지난 6월 영구정지 결정이 난 고리 1호기를 비롯해 2020년부터 가동을 멈추는 원전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해체하기 위해 2030년까지 6163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5일 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5차 원자력진흥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을 담은 ‘원전해체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방향’을 심의 확정했다. 원자력진흥위원회는 원자력이용에 관한 중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기구로 정부위원 5명, 민간위원 6명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황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우리나라가 원전 건설‧운영 면에서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만큼 이제는 원전을 이용하고 난 이후의 원전해체와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원전 해체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므로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여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준비 상황은 녹록치 않다. 현재까지 원전해체 관련 정책방향과 법제도가 정비되지 않았으며 아직 해체전문기업도 없다. 원전해체는 화학, 기계, IT, 경영 등 융복합적인 분야의 기업 간 협업이 뒷받침돼야 하나 우리 기업은 네트워크(supply chain)가 없는 실정이다. 인력도 부족하다. 원전해체에는 250~350명의 전문인력이 필요하나 지난 4월 원자력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해체 관련 인력은 59명뿐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고리 1호기를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해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뒤 엄밀한 시장분석을 통해 전략과 기술을 마련해 해외시장에 참여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고리 1호기 해체 전에 최소 5~6년의 사용후핵연료 냉각 기간이 필요하다”며 “이 여유기간 동안 미래창조과학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앞장서서 2020년까지 부족한 해체기술을 확보하고, 2030년까지 기술 고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해체 폐기물의 안전한 처분을 위해 경주 방폐장에 천층처분장을 2019년 말까지 확보키로 했다.

정부는 미래 원전해체시장 대비를 위한 관련 산업 육성 방안으로 ▲정규교육과 기존 인력 재굥육 프로그램 강화를 통한 인력 양성 ▲초기단계인 국내 해체시장을 고려해 산업부가 초기시장 형성 지원 ▲‘원전해체산업협의회’(가칭)를 구성·운영해 국내외적 정보교류와 인적 네트워크 형성 ▲정부 간 MOU(양해각서) 및 해외대형업체와 컨소시엄 구축지원 도모 등을 제시했다.
 

1960∼1980년에 건설한 원전의 사용기한이 임박함에 따라 2020년대 이후 해체 원전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표=미래부]


아울러 이날 회의에선 '사용 후 핵연료 관리에 대한 권고안 및 정부의 후속조치계획'과 '미래원자력시스템 개발·실증 추진전략 수립 계획'이 각각 보고 및 논의됐다.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에서 제안된 권고안에 따라 정부는 각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 확충 등 관리방식과 지역지원, 관리체계 등이 내용이 담긴 '사용후핵연료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사용후핵연료 특별법’(가칭)도 제정할 계획이다.

미래원자력시스템 개발을 위한 세부 추진과제도 연내 마련할 방침이다. 지난 2008년 수립한 '미래원자력시스템 장기 추진계획'을 구체화한 실행계획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기술실증·실용화 계획, 실증 부지·재원 확보방안 등 5대 전략과 세부 추진과제 마련이 추진된다.

황 총리는 “사용 후 핵연료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공론화위의 권고안을 바탕으로 정부 차원의 관리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미래원자력시스템 개발도 차질 없이 준비하라"고 관계부처에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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