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이상 서울 금천구 지역 발전을 가로막던 공군부대 이전이 가시화되면서 부지 인근 아파트 분양권에 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등 이 일대 부동산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 주변 상권도 평균 매매가가 1년전부터 계속 상승세를 타면서 상권 주민들도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8일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을 둘러보기 위해 독산동 일대를 찾았다. 내년 입주를 앞두고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독산동 '롯데캐슬 골드파크 1차' 공사현장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롯데캐슬부지 인근 A 중개업소 관계자는 "롯데캐슬 주변에 공원, 학교, 대한전선 부지, 공군부대 부지 개발, 신안산선 개통 등 기대되는 개발 호재가 많아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분양권에 웃돈이 붙었다"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롯데캐슬 골드파크 1차' 84㎡(이하 전용면적 기준) 분양권에는 최고 5500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가 되고 있다.
금천구 독산동 486번지 일대 12만5000㎡ 규모 공군부대 부지는 북측으로 G밸리, 남측으로 금천구청역 중심지 사이에 입지해 지역발전에 장애가 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공군부대 이전을 요청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잦았다. 금천구는 국방부와 지속적으로 공군부대 이전과 관련해 협의를 진행해 왔고 지난 2월에는 서울시에서 해당부지를 '금천구심 지구단위계획구역 내 공군부대 부지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받았다.
또 금천구는 지난 3월 '공군부대 이전 타당성조사 용역'을 바탕으로 국방부장관과 본격적인 공군부대 이전협의를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마침내 지난 5일 금천구는 서울시 산하 SH공사와 '공군부대 개발에 관한 업무제휴 협약(MOU)'을 맺었다. 군부대 부지는 G밸리를 거점으로 한 '사이언스 파크'로 개발될 예정이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노후 산업단지 재생사업과 연계해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며 "IT·소프트웨어 등 첨단산업이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곳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근 상권에도 개발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금천구 독산동 상가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2014년 1분기 391만원에서 올해 2분기 697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공군기지 인근 B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인근 상가 매매가 1년 전 보다 1.5배 가량 올랐다"며 "독산동 지역에 형성된 상권이 많지 않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개발 호재에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매가가 상승했다. 향후 공군부대 개발이 본격화 된다면 현재보다는 상가도 많이 들어서고 매매가도 오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공군부대 부지 공공개발이 인근 집값을 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부동산센터 114 센터장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서울 외곽에 위치하고 공군부대가 입지하면서 더뎠던 개발속도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공공개발이 잘 이뤄진다면 행정·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만큼 주변 주택 가격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집값 상승을 견인한다기 보다는 2~3년 후 개발계획이 구체화 된 후 이케아, 상업시설 등이 들어서면서 인근 부동산의 매매·전세가격이 오른 경기도 광명의 경우처럼 부동산이 활기를 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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