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로 촉발된 디젤차 공해문제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와 충격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에 따라 가솔린차가 디젤차의 대안으로 다시금 주목받는 분위기다.
◆디젤차, 2009년부터 급증
사실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은 디젤 승용차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정숙성을 중시하는 국내 고객의 취향에 맞는 차가 드물었던 탓이다. 그러다가 2005년 푸조가 수입차업체 최초로 디젤 승용차를 내놓은 이후 폭스바겐과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등이 성능과 정숙성을 개선한 모델들을 쏟아내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장을 주도한 것은 6000만~7000만원대의 BMW 520d, 메르세데스-벤츠 E220 CDI 같은 프리미엄 준대형차들이다. 국산차 중에는 이들 모델에 맞설 차가 없어 시장을 속수무책으로 내줬다.
지금까지 이들 모델의 올해 1~9월 판매실적을 보면, 포드 토러스가 910대로 가장 많고 크라이슬러 300C가 589대로 그 다음을 차지한다. 쉐보레 임팔라는 시판 두 달 만에 1876대가 팔려 만만치 않은 인기를 과시했다. 반면 혼다 레전드는 100대, 도요타 아발론은 39대로 미국차에 밀리고 있다.
디젤과 가솔린 모델을 모두 보유한 폭스바겐 파사트는 5612대가 판매돼 앞서 언급한 차들의 실적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독일 디젤차의 인기가 높은 덕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폭스바겐 사태를 계기로 가솔린 모델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판세가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닛산 맥시마, 판 키울까
한국닛산은 이런 흐름을 타고 오는 13일 준대형 세단 맥시마 신차발표회를 열면서 국내 언론에 처음 선보인다. 맥시마는 북미 시장을 겨냥해 닛산이 개발한 차로, 이번에 소개되는 모델은 8세대 모델이다. V6 3.5ℓ 가솔린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303마력을 내며, 무단변속기(CVT)를 장착해 9.8㎞/ℓ의 복합연비를 나타낸다.
맥시마에는 풍부한 안전사양이 적용됐다. 앞 차뿐 아니라 그 앞 차의 속도와 거리를 감지해 위험 시 경고를 주는 전방 충돌 예측 경고 시스템(PFCW)이 동급 최초로 적용된 것. 여기에 전방 비상 브레이크(FEB), 운전자 주의 경보(DAA), 후측방 경고(RCTA), 사각 지대 경고(BSW), 어라운드 뷰 모니터(AVM) 등 현존하는 닛산 최첨단 안전기술이 대거 탑재됐다.
맥시마는 미국에서 현대차 아제라(그랜저)를 비롯해 도요타 아발론, 포드 토러스, 쉐보레 임팔라 등 국내에서 판매되는 대부분의 모델과 경쟁하고 있다. 따라서 맥시마의 국내 상륙은 수입차뿐 아니라 국내 완성차업계에도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맥시마는 최상위 플래티넘 트림을 들여오면서 가격을 4370만원으로 책정, 경쟁력을 갖췄다. 경쟁차들의 가격을 보면, 포드 토러스는 3895만~4435만원, 혼다 레전드는 6390만원, 도요타 아발론은 4810만원, 쉐보레 임팔라는 3363만~4136만원, 크라이슬러 300C는 4480만~5580만원이다. 맥시마는 엔진 배기량(3.5ℓ)과 같은 모델 중에 임팔라 다음으로 가격이 저렴하다.
이렇게 여러 모델들이 경쟁하면 소비자들의 관심을 더 많이 끌 수 있고, 판매량이 동반 상승하는 효과도 있다. 닛산 맥시마가 가솔린 준대형차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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