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살인금리 비난에 수수료 ‘찔끔’ 인하 … 생색내기용 ‘꼼수’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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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0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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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최근 장단기카드대출 수수료율 인하에 나섰지만 생색내기 수준에 그쳐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전운·송종호 기자 = 저금리 기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금리 장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카드사들이 최근 수수료율 인하에 나섰지만 생색내기 수준에 그쳐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최저금리와 최고금리만 '찔끔' 내리는 방법으로 혜택을 보는 소비자를 최소화한 것이다. 이로 인해 카드사들이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의 ‘꼼수’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이 장기카드대출(카드론)과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의 수수료율(이자율)을 잇따라 내리고 있다.

지난 1일 신한카드는 장기카드대출의 최고 금리를 24.9%에서 24.7%로 0.2%포인트 내렸고, 다음달 1일부터는 단기카드대출 최고금리를 26.94%에서 26.64%로 0.3%포인트 인하할 계획이다. 최저금리 역시 6.44%에서 6.14%로 0.3%포인트 내린다. 앞서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도 지난달 장·단기카드대출 수수율을 내린다고 밝혔다. 최저 금리와 최고금리를 0.1%에서 1.0%까지 낮춘다.

카드사들이 줄줄이 수수료율 인하에 나선 것은 최근 ‘고금리 카드론’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지난해부터 올해에 걸쳐 1.0%포인트 내렸고, 이에 따라 대부업계와 저축은행 등에서는 금리 인하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카드사는 ‘무풍지대’였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조만간 카드사 수수료 산정 체계가 적정한지 점검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수수료율은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실에 제출한 각 카드사의 신용등급별 평균수수료율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신용등급 1∼3등급에 적용한 수수료율은 7개 카드사(KB국민·롯데·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카드) 평균 12.08%였다. 이 비율은 올 2분기 11.88%로 0.2%포인트 떨어지는 데 그쳤다. 대부분의 카드사가 장기카드대출을 서비스하는 마지노선인 신용등급 7등급(삼성카드는 6등급)에 적용한 수수료율도 지난해 3분기 평균 18.26%, 올 2분기는 평균 18.48%로 오히려 0.22%포인트 올랐다.

이처럼 비난이 거세지자 카드사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수수율 인하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최저·최고금리만 살짝 내려 적용 대상을 최소화함에 따라 되레 더욱 큰 비난에 직면한 것이다.

국민카드가 내린 최저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단기카드대출 사용자는 전체 사용자의 4.58%에 불과하다. 최고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사용자는 20.38%에 불과하다. 대다수 사용자들이 15~25%의 금리를 적용받고 있지만 이에 대한 조율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신한카드도 최저금리 사용자는 1.25%, 최고금리 사용자는 4.35%에 불과했다. 이번 수수료율 인하로 혜택을 보는 사용자는 전체 가입자의 5% 남짓한 것이다. 롯데카드 역시 최저금리 사용자는 9.94%, 최고금리 사용자는 8.3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들이 체감할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내려야 한다”며 “여론몰이에 밀려 최저·최고 금리만 조금씩 인하하는 ‘꼼수’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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