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매체는 미국 국채의 주요 소비국이었던 중국, 러시아, 브라질, 대만 등이 경기둔화 등으로 자금사정이 악화되자, 미국 국채 매도에 나섰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증권에 따르면 지난 7월말까지 1년간 미국 외 지역 국가의 미 국채(1년 만기 기준) 순매도 금액은 1230억달러(142조원)에 달한다. 이는 1978년 관련 통계작성 이래 최대 규모다.
지난 10년간 무역 흑자 및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달러를 벌어들인 신흥국들은 올 들어 경기둔화 및 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위기를 맞았다. 미국의 '나 홀로 성장'도 악재로 작용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신흥국에서 자금이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 신흥국들은 자국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해 달러 자산 팔기에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이다. 특히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8월 한달간 위안화 가치 방어를 위해 1200억~1300억달러를 쓴 것으로 추정된다고 WSJ은 보도 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5개월 연속 줄어들며 3조5100억원으로 낮아졌다.
유가하락으로 재정이 어려워진 러시아의 미국 국채 보유액도 지난 7월까지 1년간 328억달러 규모로 순감소했다. 대만은 68억달러 줄였다.
다만 신흥국들의 이러한 국채 매도에도 불구하고 채권가격의 급락이나, 금리 급등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경제 사정이 크게 나쁘지 않은 국가와 기관들이 안전자산이 달러에 여전히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 가운데 가장 사정이 나은 인도는 같은 기간 미 국채 보유를 797억달러에서 1163억달러로 크게 늘렸다.
그러나 중국 인민은행은 82%에 달하는 자산을 달러 등 외국통화로 보유하고 있다.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에는 국외 자산을 팔 수 밖에 없는 것이다. WSJ은 중국 등 신흥국의 외환보유고가 급격하게 줄어들 경우 시장의 불안감은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게 될 경우 신흥국에서의 달러 등 자금 이탈은 더욱 가속화 될 수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