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9일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가 2011년 '재스민 혁명' 이후 튀니지의 다원적 민주주의 구축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며 수상자로 발표했다.
튀니지 국민4자대화기구는 지난 2013년 '튀니지 노동연맹'(UGTT), '튀니지 산업·무역·수공업연맹'(UTICA), '튀니지 인권연맹'(LTDH), '튀니지 변호사회' 등 4개 핵심 시민사회조직으로 결성돼 '아랍의 봄' 발원지인 튀니지의 민주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벨위원회는 "시민 혁명으로 지네 알아비디네 벤 알리 독재정권이 무너진 이후 암살 등의 정치적 폭력과 광범위한 사회 불안에 뒤덮인 튀니지가 다른 아랍권 국가와 달리 평화적인 민주화 이행 절차를 밟을 수 있었던 데는 이 단체의 공이 컸다"고 말했다.
또 시민사회와 정당, 행정부 사이의 평화적 대화의 기틀을 마련하고 세속 정치권과 종교계의 분열을 막아 모두가 동의하는 사회적 해법을 마련하는 데 앞장섰다.
지난해 총선에서 유권자 단체 활동을 지원하는 등 두 차례의 선거를 무사히 치르는 과정에서 국민4자대화기구가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벨위원회는 "튀니지가 (재스민 혁명 이후) 내전의 위기에 처한 시기에 이 단체는 대안적이고 평화적인 정치적 진보를 이뤄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또한 "튀니지의 민주화 이행 과정은 시민사회 기구와 조직이 민주화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극찬했다.
이어 "올해 노벨평화상이 튀니지의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데 기여하고 중동과 북아프리카, 그밖의 다른 지역에서 평화와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단체에 소속된 '튀니지 노동연맹' 대표인 후세인 아바시는 수상 직후 AP통신에 "상을 받아 어찌할 줄 모르겠다"며 "튀니지가 모든 영역에서 위험에 처했을 때 국민4자기구가 했던 2년 이상의 노력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노벨상을 처음 수여한 1901년 이후 기관이 평화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26번째다.
특히 직전까지 시리아 난민 사태 해결에 앞장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미국과 쿠바의 역사적인 국교정상화를 막후 중재한 프란치스코 교황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는 점에서 이날 발표는 '깜짝 수상'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시상식은 노벨상 창시자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오는 12월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수상자에게는 800만 크로네(약 11억3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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