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주류 수출도 한류와 해외 현지화가 정답이다."
91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하이트진로가 해외 현지에서 불고 있는 한류를 바탕으로 태국·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주류시장 수출 증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5~10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2차례에 걸쳐 기자간담회를 열고 동남아시아 지역을 새로운 해외 성장 타깃으로 정해 △현지기업 제휴 △영업소 개설 △신제품 출시 등 나라별 차별화된 전략으로 2017년까지 올해보다 2배 성장한 2000만달러 수출을 올리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김인규 사장은 간담회에서 "동남아 시장은 하이트진로가 1968년(베트남) 처음 수출을 기록한 곳으로 인연이 깊다“며 ”태국을 비롯해 싱가포르·캄보디아·베트남 등의 지역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며 일본, 중국에 이어 아시아 지역 3대 수출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지역은 올해 말 AEC(Asean Economic Community, 아세안 경제공동체) 출범으로 GDP 규모로 세계 7위, 인구로는 6억명의 거대 경제권을 형성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동남아시아 지역은 과거 교민과 관광객 중심으로 한 소주 등 한국 주류 소비 성향이 최근 불고 있는 한류 바람의 영향으로 성장을 거듭해 하이트진로에서만 올해 전년 동기 대비 84.4% 늘어난 557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거뒀다.
품목별로는 맥주가 235.2%, 소주가 25.7% 성장했으며, 나라별로는 필리핀이 195만달러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맥주 OEM 수출 계약을 맺은 싱가포르는 534%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하이트진로는 가장 먼저 한류 바람이 일었던 태국 공략을 위해 2011년 태국의 최대 주류기업인 ‘분럿(Boonrawd)그룹’과 소주 수출과 유통 계약을 맺은 후 시음회, UCC 등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참이슬, 진로24 등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면서 매년 판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과일 리큐르 ‘자몽에 이슬’도 지난달 태국에 첫 수출됐다. 10월부터 현지 음식점 및 주점에서 판매되기 시작한 자몽에 이슬에 대한 현지 파트너의 기대도 크다.
분럿그룹 관계자는 “자몽의 상큼함이 소주와 조화를 이룬 맛이 더운 지역인 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잘 맞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조만간 추가 주문도 고려하고 있다”고 자몽에 이슬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월 출시한 뉴하이트도 올해 연말부터 태국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말레이시아·싱가포르·캄보디아 등에서도 현지 시장의 특성에 맞게 틈새시장 공략 및 TV 광고와 지역축제 참여 등 다양한 홍보채널을 통해 참이슬·하이트·d 등의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하이트진로와 제휴를 맺은 분럿그룹은 소주 브랜드 진로에서 이름을 딴 걸그룹 ‘JRGG(JinRo Girl Group, 진로걸그룹)’라는 이름의 4인조 여성 아이돌 그룹을 결성, 이달부터 본격 데뷔해 진로의 브랜드 인지도가 현지의 젊은 층에게 더욱 크게 자리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또 베트남 하노이에 2016년 초 영업소를 개설, 현지 시장을 직접 공략하기로 했다. 베트남 영업소는 향후 동남아시아 거점 본부로 삼을 예정이다. 성장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상황에 따라 현지 기업과 제휴를 통한 OEM 생산 등 현지화를 강화키로 했다.
필리핀의 경우 2012년부터 현지 편의점 본사와 계약을 통해 200여개 점포에 참이슬을 입점시켜 현지인들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수도인 마닐라 시내 점포에서의 참이슬 취급률은 90%에 달한다.
강현순 하이트진로 해외사업 본부장은 “최근 한국 제품에 대한 현지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AEC 출범으로 인해 동남아시아 주류시장에서도 새로운 성장기회가 생기고 있다”면서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음용 패턴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전략을 통해 한국 주류의 우수성을 알려 동남아 주류시장에서 새로운 한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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