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업체서 알바 중 오토바이 사고…산재 불인정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배달대행업체에서 일하다 사고로 척수손상을 당한 고등학생에게 산업재해 보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차행전 부장판사)는 배달대행업체 운영자 A씨가 "사고가 난 B씨의 재해보상액 강제 징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업체 배달원들이 음식점들의 배달요청을 골라서 수락할 수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요청을 거절해도 아무 제재가 없었던 만큼 A씨와 B씨가 근로자의 요건인 '임금을 매개로 한 종속적 관계'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달원들이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고 결근을 해도 상관이 없으므로 B씨가 배달 업무 과정에서 A씨로부터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역 음식점들에 배달대행 서비스를 월 10만원에 제공했다.

배달대행 서비스는 음식점이 전용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배달을 요청하면 가까이 있던 배달원이 요청을 수락한 뒤 배달하는 시스템으로 배달원들은 거리 등에 따라 건당 2500∼4500원의 수수료를 받았다.

고등학생이었던 B씨는 2013년 11월 오토바이로 배달하던 중 무단횡단을 하던 보행자와 충돌해 척수가 손상됐다.

근로복지공단은 B씨의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요양비와 진료비를 지급하면서 산업재해보상보험을 들지 않은 A씨에게 보상액의 50%를 징수하겠다고 통보했다.

A씨는 B씨가 근로자가 아니었다며 불복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