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이 전 의원의 부탁을 받은 정 전 회장이 제철소설비업체 티엠테크, 자재운송업체 N사, 집진설비측정업체 W사에 포스코그룹이 발주한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엠테크는 이 전 의원의 지역 사무소장 박모씨가 실소유주이며 N사는 대표 채모씨가 이 전 의원의 외조카, W사 대표는 이 전 의원 측근과 인척 관계다.
이 회사들은 정 전 회장이 재임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포스코그룹에서 일감을 집중 수주해 매출을 크게 늘렸다. 특혜 거래로 발생한 이득액 중 30억원 가량이 이 전 의원 측근 인사들에게 흘러갔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이 전 의원은 2009년 정 전 회장이 그룹 최고경영자에 오르는 과정과 포스코의 경영 악재였던 신제강공장 공사 중단 사태를 해결할 때도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전 의원에게 적용할 법리를 막판까지 고심하고 있다. 이 전 의원의 측근에게 흘러간 이득액 30억원의 성격을 놓고 불법 정치자금이거나 뇌물, 제3자 뇌물 등 여러 가지 선택지가 놓여 있다.
티엠테크 실소유주 박씨가 챙긴 이익 중 일부가 이 전 의원의 지역 사무소 경비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불법 정치자금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국회의원 직무 관련 대가성 금품으로 본다면 수뢰 혐의도 된다.
N사나 W사 등에 흘러간 이득액을 이 전 의원이 직접 챙겼다고 보기 어렵다면 제3자 뇌물공여죄를 적용할 수도 있다.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부정한 청탁을 받고 제3자에게 금품을 주도록 했을 때 적용되는 혐의다.
정 전 회장 역시 불법 정치자금 또는 뇌물의 공범으로 처벌될 수 있어 이 전 의원의 혐의가 확정되면 정 전 회장의 혐의 사실도 정해질 전망이다.
검찰은 이번 주초 검토를 끝내고 두 사람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정경유착으로 포스코를 부실하게 만든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도 담겨 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에 이어 협력사 특혜 거래 연루 의혹을 받는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의 주변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