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한 차례씩 열리는 당 중앙위 전체회의는 200여명의 중앙위원이 한데 모여 당과 정부의 각종 주요 정책을 평가하고 새로운 방향을 결정하는 자리다. 2013년 11월에 열린 3중전회에서는 개혁개방 심화를 천명했고, 지난해 10월 열린 4중전회에서는 법치강화를 내용으로 한 결정문을 도출한 바 있다.
이번 5중전회에서는 중앙위원회를 상대로 한 정치국회의의 업무보고가 이뤄진다. 또 '국민경제 와 사회발전을 위한 제13차 5개년 계획(13·5규획, 2016∼2020년)에 대한 건의'를 채택한다. 공산당이 확정한 건의안은 수정을 거쳐 입법부인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그 뒤 13·5규획은 국무원으로 전달돼 5년동안 집행된다.
◆샤오캉사회 마지막 5개년규획
지난 7월 정치국회의는 13·5규획에 대해 '전면적 샤오캉(小康, 복지를 누리는 중진국 상태)사회로 가는 연결점'이라고 의미를 부여한 바 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은 '2개 100년'으로 불리는 장기목표를 제시했으며, 이는 덩샤오핑 사후에도 공산당의 목표로 유지되고 있다. 첫번째 100년은 공산당 창건 100년이 되는 2021년까지 샤오캉사회를 완성하자는 것이고, 두번째 100년은 신중국 성립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다퉁(大同, 글로벌 일류국가)사회 건설을 완성하자는 것이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의 경제규획인 13·5규획은 샤오캉사회를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5개년규획인 셈. 샤오캉사회 완성을 위해 중국은 산적한 경제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1인당 평균GDP를 높이고 빈부격차를 완화시키며, 거의 전체 산업에 걸쳐있는 공급과잉현상을 해소하고, 산업구조를 고도화시키는 동시에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이를 위해 5중전회가 내놓을 13·5규획 건의안에 포함할 것으로 예상되는 8대목표를 정리해 본다.
1997년 확정된 9·5규획은 규획기간중 평균 연간경제성장률 목표치를 8%로 제시했다. 2002년 확정된 10·5규획은 7%로 정했으며, 2007년의 11·5규획은 7.5%, 2011년 확정된 12·5규획은 7%로 정했었다. 0.5%P 차이로 목표성장률을 조정해 온 것.
현재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2020년 GDP가 2010년의 2배가 돼야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올해 성장률을 7%로 가정한다면, 이 목표는 13·5규획기간동안 연평균 6.6%의 성장률을 달성하면 실현된다. 게다가 중국의 경제성장속도가 둔화하고 있는 만큼 6.5%의 성장률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7%로 잡힐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민생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경제운용에 대한 자신감 표출 ▲적극적인 부양정책 예고 ▲높은 목표치가 가져올 견인효과 등을 고려할 때 7%로 책정할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 최대 성장동력, IT산업
12·5규획은 7대 육성산업을 발표했다. 이중 가장 중점을 뒀던 산업은 전기차 등 신에너지 자동차분야였다. 2010년과 2011년 관련대책이 쏟아졌지만 기술적인 한계로 중국시장에서 전기차는 아직 걸음마도 떼지 못한 상태다.
이번 13·5규획에서는 인터넷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IT업계는 이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올해 들어 리커창(李克强) 총리 역시 ‘인터넷+(IT와 기타산업의 융합)’를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IT산업 매출액은 2조8000억위안으로 0.8%P만큼의 GDP성장률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올해 IT산업 매출액은 3조2000억위안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IT산업 육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방향제시가 13·5규획 건의안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 일대일로 등 굵직한 지역 프로젝트
중국 국무원은 일대일로(육상 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징진지(京津冀) 수도권 통합 프로젝트, 창장(長江)경제벨트 육성을 3대 국가프로젝트로 삼고 있다.
일대일로는 대규모 글로벌 인프라투자와 물류망 확대를 통해 서부개발과 주변국 시장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징진지프로젝트는 베이징, 톈진, 허베이가 각자 역할을 분담해 거대 경제권 구축을 노리고 있으며 장창 경제벨트 역시 창장을 매개로 한 지역들의 산업연계를 목표로 한다. 이 밖에도 동북3성진흥정책,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티베트자치구 투자정책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 빈부격차 완화와 빈민구제
샤오캉사회를 앞두고 있는 만큼 13·5규획 기간에는 빈부격차 완화와 빈민구제가 상당히 중요한 과제다. 지난해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의 지니계수는 0.469로 사회불안정구간에 해당한다. 하지만 실제 지니계수는 이보다 높을 것이라는 학자들의 주장이 계속되고 있다. 때문에 빈부격차 완화를 위해 빈민구제에 더욱 큰 자본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연간소득 2300위안 이하를 빈민으로 산정한다. 2014년 기준 빈민인구는 7000만명에 달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6월 구이저우(貴州)성을 시찰하면서 "13·5규획이 빈민구제정책을 과학적으로 설계해 2020년까지 빈민인구가 한명도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중국의 환경파괴 문제는 이미 심각한 경제사회문제로 대두한 지 오래다. 때문에 12·5규획에 이어 13·5규획에서도 환경회복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질 것이며, 환경산업에 대한 더욱 강도높은 투자책을 주문할 것이다. 12·5규획에서는 24개항의 발전지표 중 8개 항목이 환경과 관련된 것이었다. 13·5규획에서는 더 많은 부분을 환경보존에 할애할 것으로 예상된다.
◆ 국유기업 개혁안, 실행에 방점
국유기업개혁방안 역시 13·5규획기간 중에 진행될 중점 개혁과제다. 이미 국무원은 국유기업개혁안을 공개했지만, 시장의 예상을 깬 파격적인 조치는 나오지 않았다.
이를 두고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이 시점에 강도높은 국유기업개혁은 막대한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13·5규획 역시 국유기업개혁이 포함되겠지만 발표안을 뛰어넘는 수준을 제시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계획에 맞춘 실행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 서비스업 강도높은 개방
중국은 고질적인 공급과잉으로 인해 제조업 투자여력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제조업 업황 하락으로 인해 제조업의 고용창출 능력이 현저히 떨어졌으며, 이를 서비스업이 메우고 있는 게 현재의 상황이다.
향후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일자리가 필요하며, 중국은 이를 서비스업 확대로 타개한다는 방침이다. 서비스업 개방은 시장개방과 맞닿아 있다. 의료서비스, 법률서비스, 교육서비스, 금융서비스 등의 산업발전을 위해 더욱 확대된 대외개방책이 13·5규획에 포함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PPP 투자모델 적극지원
지방정부 부채문제는 중국의 오래된 골칫거리다. 과거 고성장을 구가하던 시기 마구잡이식 투자가 이뤄졌으며, 투자를 주도한 지방정부들은 막대한 부채를 껴안았다. 지방정부 부채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중국의 지방정부들은 도로, 공항, 철도, 항만 등 인프라개발을 중단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최근 정부와 민간이 함께 공공인프라개발을 투자하는 PPP(Public Private Partnership, 민관협력사업)모델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미 PPP모델 성공사례가 나타나고 있으며, 재정부 역시 PPP를 타깃으로 한 펀드를 조성했다. PPP를 장려방침 역시 13·5규획의 주요 화두 중 하나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