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 런던 집값에 고용·내수 쪼그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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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1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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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영국 임대료 지수 추이]


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천정부지로 치솟는 런던 집값이 영국 내수와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은 런던의 집값 상승이 임금 인상을 유도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인건비 부담때문에 신규 고용에 나서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비영리기구인 런던퍼스트와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센터(CEBR)의 보고서에 따르면 런던의 집값 상승으로 인해 기업들은 올 한해에만 50억파운드(약9조원)를 인건비로 추가 지출해야 했으며, 이러한 기업의 부담액은 2020년에는 61억파운드(약11조원)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1만1000개 이상의 신규 고용을 막아 매년 10억파운드(약 1조8000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유발한다고 런던퍼스트는 분석했다.

CEBR은 또 집값 상승은 영국 내수경제를 악화시키는 주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런던에 거주하는 근로자 대부분이 집값 마련에 허덕이느라 소비를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 사서나 학교 선생님 등의 사무직 근로자는 임금의 반 이상을 주택 임대료로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잠시 주춤했던 런던 집값은 대폭 상승하고 있다. 영국 통계청에 따르면 런던 집값은 평균 52만5000파운드(약 9억원)로 2008년 금융위기 전 최고가보다 46퍼센트 이상 상승했다. 임대료는 지난 십년 간 3배 가량 올랐다. 또 부동산 기업 세빌스에 따르면 런던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사무실 임대료로도 악명이 높았다.

이 때문에 런던 거주자들이 임대료가 저렴한 베를린으로 이주하는 등 탈(脫)런던 현상마저 일어나고 있다. 가디언에 따르면 2014년 상반기에만 무려 6만명에 달하는 30대 인구가 런던을 떠났다. 이는 2008년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다. 영국인들이 무려 1만 4000명이나 거주하고 있는 베를린의 임대료는 런던의 9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같은 런던의 집값 상승의 주원인은 수급불균형이다. 왕립공인감정인협회는 올해 후반기 주택공급률이 지난 삼십년 중 가장 낮은 수치로 주택 공급률이 늘지 않으면 2015년에만 집값이 6퍼센트 이상 오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런던퍼스트의 회장 조 발렌타인은 “주택 부족이 지속된다면 10년 안에 런던은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 될 것”이라며 “매년 5만개 가량의 주택을 공급해야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영국 보수당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저가 주택의 공급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캐머런 총리는 최근 보수당 전당대회 연설에서 2020년까지 생애 첫 주택마련자를 위한 20만개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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