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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비타민 D, 베타 카로틴 등 항산화 기능성 식품이 암 환자에게는 되레 해가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4일(현지시간) 항산화 물질이 암 세포의 전이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암 세포 뿐아니라 전암성병변(치료하지 않으면 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상태) 세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항산화 물질은 신진대사를 활성화해 유해물질과 활성산소로부터 DNA 손상을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C, 비타민 D, 베타 카로틴 등이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이다. 녹색채소, 야채나 과일 등에 다량 함유돼 있으며 일부는 인체 내에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지기도 한다. 20여 년 전인 1990년대에 섭취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쏟아진 뒤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 사우스웨스턴대 연구팀은 실험용 쥐에 인간의 흑색종(피부암의 일종) 세포를 이식한 뒤 N-아세틸시스테인(NAC)을 주입했다. NAC는 산화방지제 중 하나로,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HIV/AIDS) 환자, 어린 환자에게도 주입하는 일반 의약품이다.
그 결과 NAC 주사약을 맞은 쥐들은 체내 흑색종 세포가 빠르게 늘어났고 기존에 있던 종양 크기도 커졌다. 반면 주사약을 주입하지 않은 쥐들은 아무런 반응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내용은 의학저널 네이처지 최신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항산화물질이 암 세포의 공격성을 강화해 기존 세포와 싸우는 과정에서 전이하는 방식으로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사람 대상의 임상시험은 아직 진행되지 않았다. 항산화물질이 암 환자의 생명 주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연구에 참여했던 숀 모리슨 교수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암 환자들은 식단을 통해 항산화 식품을 제한하는 등 관리하는 습관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스웨덴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와 항산화물질 제한이 암 치료에 도움을 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스웨덴에서는 전립선암 세포를 이식한 쥐에 비타민 E 등의 항산화물질을 투여했더니 암 세포량이 3배까지 커지고 사망률도 2배 이상 늘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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