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문지훈 기자 =한국은행이 15일 내년 경제성장률을 3.2%로 하향 조정했다. 다수의 연구기관들이 수출감소 및 중국 경기둔화로 내년 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내려잡은 것과 대조적이다. 올해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춰 2.7%로 전망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한 뒤 기자회견에서 "지난 2분기 성장률 실적치가 당초 예상했던 0.4%보다 낮은 0.3%로 집계돼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하향조정했다"고 밝혔다. 한은이 내놓은 올해 전망치는 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3.1%보다 0.4%포인트나 낮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 수준은 올해 1월 3.4%, 4월 3.1%, 7월 2.8%로 꾸준히 하향 조정돼왔다.
내년 성장률은 3.2%로, 정부 전망치(3.3%)와 비슷하다. 내년 경제의 위험요인에 대해 이 총재는 "대내보다는 대외적 불확실성이 더 큰 리스크 요인"이라며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경기 둔화,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불안 가능성,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 등이 성장률에 영향을 주는 리스크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했다.
그럼에도 잠재성장률에 대해서는 “고령화와 투자 부진으로 과거보다 하락했다고 보지만 생산성과 자본축적도를 고려할 때 3% 아래로 떨어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0.7%, 내년 1.7%로 각각 전망했다. 7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0.1%포인트 각각 낮은 수준이다.
한은의 예측과 달리 다수의 경제기관들은 내년에도 2%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고, 씨티그룹은 2.3%, BNP파리바는 2.4%, 노무라는 2.5%로 예상했다. 마크 월튼 BNP파리바 이코노미스트는 "한은이 여전히 내수 회복세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다음주 발표될 3분기 성장률은 저조한 현재 경제 상황을 반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조정 가능성은 대체적으로 낮다는 전망이 많다. 이 총재를 비롯한 금통위원들이 미국금리 인상 등 대외 리스크를 경제 불확실성으로 꼽고 있기 때문이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분석실장은 "미국이 적어도 내년 1분기에는 금리를 올릴 것인 만큼 한은의 금리 인상 요인도 있는 셈"이라며 "지금까지의 한은 통화기조를 고려하면 내년 총선이나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특별한 이벤트가 생기지 않는 이상 추가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정범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예상보다 강한 내수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 추가 금리인하 필요성은 낮다"며 "상당기간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미국 금리 등 대내외 여건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기준금리 뿐만 아니라 국내외 여건 변화를 종합적으로 보고 거시경제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같은날 한은이 내놓은 '3분기 중 외환시장동향' 자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2011년 4분기 이후 가장 컸다.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와 중국 증시 폭락이 영향을 미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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