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경기둔화에 따른 경영실적 저조에 2년 연속 사회공헌 규모를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60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사회공헌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231개사의 지난해 사회공헌지출 총액은 2조6708억3505만원으로 전년대비 3.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공헌지출 총액이 전년대비 13.6%나 줄어든 2013년에 비해서는 개선됐으나, 2년 연속 감소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회공헌지출 규모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 세전이익이 전년대비 4.2%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경영실적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아울러 지난 2013년 추진됐던 기숙사 건립 등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의 지원 만료, 출연재단에 대한 출연금 감소 또는 종료 등도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분야별로는 취약계층 지원, 교육·학교·학술 등 주요 부문의 지출 비율은 감소했으나 문화예술 및 체육 부문은 증가해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공연장, 미술관 등 문화 인프라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가 지속되고, '문화가 있는 날' 등 각종 전시, 관람 등에 대한 수요가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세월호 사고에 따른 국민성금 등의 영향으로 기타 항목의 비중이 2013년 21.0%에서 2014년 30.1%로 크게 늘어난 것이 특이점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처럼 규모면에서는 사회공헌지출이 줄었으나, 세전이익에서 사회공헌지출 총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3.50%로 2013년도의 3.48%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수익성 악화에도 기업들이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아울러 기업 임직원의 봉사활동 또한 지난 10여년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임직원의 75% 이상이 봉사활동에 참여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33.3%에 달했고, 50% 이상의 임직원이 참여했다고 응답한 기업도 전체의 52.7%을 넘어섰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임직원 1인당 연간 평균 봉사활동 시간은 17시간으로,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 또한 임직원들의 봉사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다양한 사내제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응답기업의 경우, 사내 봉사조직 구축(85.7%), 우수봉사자 표창제도(63.4%), 봉사 휴가제도(60.0%), 봉사활동자 등록제도(54.3%), 봉사 교육프로그램 제공(53.1%) 등을 각각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기업 사회공헌의 유형도 기업 차원의 봉사에서 고객이나 임직원 가족 등이 참여하는 다수의 봉사로 확대되고 있다. 고객과 함께 '열린봉사'를 실천하는 삼성카드나 임직원 가족이 동참하는 '가족 봉사단' 활동을 벌이는 기아자동차가 대표적 사례다.
이용우 전경련 사회본부장은 "기업의 사회공헌 지출 규모는 감소했지만, 최근 기업들은 임직원 재능기부 등 다양한 방식의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공헌의 질적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기업들은 임직원 가족은 물론, 소비자까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봉사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우리사회 나눔 문화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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