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국내 연구진이 반도체와 나노기계의 융합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뇌와 유사한 기능을 매우 낮은 에너지로 수행할 수 있는 ‘삼차원 인공지능 반도체 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삼차원 인공지능 반도체 칩은 고성능·고집적·저전력 현장 프로그래머블 게이트 어어레이(FPGA)에 적용이 가능해 국내 비메모리 반도체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인간의 뇌를 모사해 감각·인지·상호작용 등이 가능한 인공지능 반도체 칩을 구현, 무인자동차·스마트로봇 등의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가 IBM, 구글, 유럽연합 등 전 세계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오늘날 반도체 칩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폰노이만(Von Neumann) 방식은 단순한 작업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내는 것에는 우수하지만 유연성, 적응력, 진화, 학습 등 인간의 뇌와 같은 기능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우영 서강대 교수 연구팀은 전자회로에서 신호전달 스위치 역할을 하는 ‘나노기계’를 인간의 뇌 모양과 유사한 3차원 형태로 집적하기 위해 그동안 새로운 구조와 전압레벨에 대한 연구를 계속 실시했다. 특히 전기와 기계의 상이한 연구 분야를 통합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모델링을 구축해 왔다. 나노기계는 전자회로의 금속 배선을 이용하여 다양한 경로로 신호를 전달하는 스위치를 말한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기존의 이차원 상보형 금속 산화물 반도체 회로에 나노기계 회로를 삼차원으로 집적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기존 반도체 대비 50% 이하의 매우 낮은 에너지로도 인간의 뇌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음을 처음 규명한 것이다.
최 교수 연구팀이 삼차원 융합 집적 기술을 이용해 개발한 인공지능 반도체 칩은 기존에 이차원으로 집적된 CMOS 회로 기술로 개발된 인공지능 반도체 칩보다 400% 이상 향상된 집적도와 50% 이상 낮은 에너지 소모를 나타냈다. 이는 반도체를 인간의 뇌와 유사하게 주변 환경이나 사용자의 성향에 따라 스스로 학습해 기능을 변경하고 진화할 수 있게 하는 세계적인 원천 기술이라고 미래부는 설명했다.
최 교수는 “인간의 뇌를 모사한 삼차원 반도체 인공지능 칩의 원천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인간을 더욱 잘 이해하고 상호 교감할 수 있는 전자기기를 구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전자공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미국 전기전자학회 전자소자지(IEEE Electron Device Letters)에 지난달 1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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