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빈 나가 미국PGA투어 시즌 개막전에서 2위를 했다. 그는 이날 두 번이나 페어웨이에서 드라이버로 세컨드샷을 했다.
[사진=미국PGA투어 홈페이지]
재미교포 케빈 나(32·타이틀리스트)가 미국PGA투어에서 약 4년, 89개 대회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놓쳤다.
케빈 나는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의 실버라도CC 노스코스(파72·길이7203야드)에서 열린 미PGA투어 2015-2016시즌 개막전 프라이스닷컴오픈(총상금 600만달러)에서 4라운드합계 15언더파 273타(68·71·64·70)로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와 공동 1위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다.
케빈 나는 연장 둘째 홀에서 파를 잡는데 실패, 버디를 기록한 그리요에게 우승컵을 넘겨줬다.
2004년 투어에 데뷔한 케빈 나는 2011년 10월 JTS 아동병원오픈 우승 이후 4년만에 찾아온 2승 기회를 날렸다. 첫 승 이후 이번까지 89개 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투어에서 일곱 차례 2위를 했다. 연장전 전적은 2005크라이슬러클래식, 2014메모리얼 토너먼트를 포함해 3패다.
케빈 나는 정규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약 1.5m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하며 극적으로 연장에 합류했다. 연장전은 18번홀(길이 571야드)에서 치러졌다.
연장 첫 홀에서 두 선수는 파로 비겼다. 그리요가 1.2m거리의 버디를 놓쳐 케빈 나에게 행운이 따르는가 했다.
연장 둘째 홀에서 케빈 나의 결정적 실수가 나왔다. 드라이버샷을 페어웨이에 떨군 후 또다시 드라이버를 잡고 그린을 노렸다. 드라이버로 티업안된 볼을 치기는 프로들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케빈 나는 조금전 정규라운드 마지막 홀에서도 ‘드라이버-드라이버-웨지’로 버디를 잡았다. 그러나 이날 두 번째로 시도한 페어웨이 드라이버샷은 뒤땅치기성 스냅 훅이 되며 왼편 러프로 가버렸다. 케빈 나는 겨우 4온을 했고, 파퍼트마저 홀을 빗나갔다. 세번째 샷을 홀옆 2m에 떨군 그리요는 2퍼트만 해도 우승이었으나 버디퍼트를 컵에 떨어뜨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케빈 나는 “세컨드샷을 할 때 드라이버 대신 스푼을 잡았어야 하는데…”라고 후회하면서도 “다음에 그런 상황이 오면 또 드라이버를 잡겠다”고 말했다.
그리요는 2주전 웹닷컴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올시즌 미PGA투어카드를 받은 신인이다. 그가 미PGA투어 대회에 나간 것은 이번이 여덟 번째다. 투어 정식멤버로 출전한 첫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07년 헨릭 스텐손, 2013년 러셀 헨리에 이어 15년래 그리요가 셋째다. 우승상금은 108만달러(약 12억2000만원), 2위 상금은 64만8000달러(약 7억3000만원)다.
그리요는 3라운드에서 ‘사고’를 낼 뻔했다. 드라이버로 1온이 가능한 17번홀(길이 296야드)에서 티샷한 볼이 그린에서 샷을 준비중이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머리 옆으로 지나갔다. 매킬로이는 깜짝 놀랐고, 그리요는 나중에 매킬로이에게 사과를 했다. ‘웨이브’(사인)를 주고 플레이하던 홀이었는데, 앞뒤조간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돼 이같은 해프닝이 일었다.
매킬로이는 합계 9언더파 279타로 공동 26위, 이동환(CJ오쇼핑)은 4언더파 284타로 공동 55위, 재미교포 제임스 한은 6언더파 282타로 공동 41위, 재미교포 신인 마이클 김은 3언더파 285타로 공동 6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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