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전쟁’ 올인…‘공천룰’ 잊은 與野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여야가 정국을 집어삼킨 ‘역사교과서 국정화’ 대치 국면에 올인하면서, 내년 20대 총선의 공천 룰 논의가 수면 아래로 쑥 가라앉았다.

새누리당은 계파 갈등의 핵인 공천 특별기구 위원장 인선 문제로 난항을 거듭하며 19일 현재까지도 밑그림 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정국을 집어삼킨 ‘역사교과서 국정화’ 대치 국면에 올인하면서, 내년 20대 총선의 공천 룰 논의가 수면 아래로 쑥 가라앉았다. 새누리당은 계파 갈등의 핵인 공천 특별기구 위원장 인선 문제로 난항을 거듭하며 19일 현재까지도 밑그림 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다.[사진제공=새누리당]

새누리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공천 특별기구 관련 논의를 하지 않았다.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기구 관련 논의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앞서 인선 권한을 위임받은 김 대표·원유철 원내대표·서 최고위원의 3자간 논의에 진전이 없는 탓이 크다.

또한 역사교과서 국정화, 대선불복 논란, 노동개혁 등 현안에 밀려 당분간 공천룰 논의가 뒤로 밀린 데다 계파별로 내세우는 후보자들이 선뜻 위원장 자리를 수락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실제 친박(친박근혜)계가 밀었던 김태호 의원에 이어 4선 중진의 이주영 의원 또한 위원장직을 고사했다.

이런 가운데 김재원, 홍문종 의원 등 친박계 인사들도 위원장 인선에 대해 “누가 맡아도 상관없다”고 연거푸 발언하면서, 조만간 김무성 대표의 뜻대로 황진하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밖에 공천 경선룰인 당원투표와 국민투표(또는 여론조사)의 반영 비율을 두고는 계파별 셈법이 엇갈리는 것도 특별기구 출범을 어렵게 하는 대목이다. 또한 현역 컷오프와 결선투표제 실시, 여당 텃밭인 강남 3구와 대구경북(TK)지역의 ‘우선추천지역’ 기싸움도 팽팽하다.
 

그나마 새정치민주연합은 ‘현직의원 20% 물갈이’ 권한을 갖는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에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사진 왼쪽)를 임명, 공천 작업에 시동을 걸었지만 비노(비노무현)계의 진영의 따가운 시선은 여전하다. [사진제공=새정치민주연합]

그나마 새정치민주연합은 ‘현직의원 20% 물갈이’ 권한을 갖는 당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에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를 임명, 공천 작업에 시동을 걸었지만 비노(비노무현)계의 진영의 따가운 시선은 여전하다.

여기에다 대규모 당 대표 특보단이 이번 주 구성될 예정이어서, 또 한번 공천룰을 둘러싼 계파간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특보단 외에도 당무감사원장, 윤리심판원장, 인재영입위원장 등 인선도 골칫거리다.

특히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논쟁도 재점화 됐다. 최근 최규성 의원 등 오픈프라이머리 찬성론자 79명이 당 혁신위 활동이 종료되자마자, 오픈프라이머리 법제화를 주장하며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당권재민혁신위원회(위원장 김상곤)는 19일 기자회견에서 “혁신위 공천안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시도이자 기득권 사수를 위한 반혁신”이라고 정면 반박했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이르면 20일 의총을 열어 이 문제를 정식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