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여성가족부 김희정 장관 “양성평등, 남녀 모두를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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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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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발전 기본법'을 '양성평등 기본법'으로 개정...육"아관련 남성차별도 없애야"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김세구 기자 k39@aju]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여성의 권리를 찾고자 했던 과거를 지나 이제는 '양성평등'을 통해 남녀 모두가 동반성장을 꿈꾸는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양성평등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성별로 인해 불평등하게 적용됐던 국민의 혜택을 바로잡기 위한 취지입니다."

여성가족부 김희정 장관은 20일 세종로 정부청사 장관 회의실에서 가진 아주경제와의 인터뷰 첫머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앉은 자리 뒤 벽면에 붙은 여성가족부 영문 명칭 'Ministry of Gender Equality and Family'를 가리켰다. 여성(Women)이 아닌 양성평등(Gender Equality)이란 단어가 여성가족부의 역할을 대변한다는 의미였다.  

여성가족부는 여성의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남성의 육아 참여,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 위안부 문제까지 담당하고 있다.

7살 딸, 4살 아들을 둔 대한민국 워킹맘인 김 장관은 자신이 직접 느끼는 불편함과 필요함을 정책에 녹이고자 했다.

김 장관에게 일·가정 양립의 고충을 묻자 "남편 역시 일을 하고 있어 부부 모두 출장을 갔을 때 집을 비워야 하는 상황이 가장 힘들다"며 "위급할 때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이 얼마나 절실한지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장관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함께할 때는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해 돌본다"며 이른바 '양보다는 질'이라는 자신의 육아 비법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일과 가정에서 중립을 찾기 힘들지만 아이들이 커가는 모습을 볼 때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과 보람을 느낀다"고 술회했다.

이러한 김 장관의 삶이 녹아든 정책이 바로 '아이돌봄서비스'와 '워킹맘·워킹대디 지원센터 도입'이다.

아이돌봄서비스는 만3개월~만12세 이하 아동의 가정에 아이돌보미가 찾아가 1대1로 아동을 안전하게 돌보는 서비스다. 야간이나 휴일에 상관없이 희망가정이 원하는 시간에 필요한 시간만큼 이용할 수 있다.

워킹맘·워킹대디 지원센터는 일과 가정의 이중고에 지친 엄마, 아빠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한 센터로 맞벌이 가정의 소통 부재를 해결하기 위한 자조 모임을 지원하고 있다.

김 장관은 "일·가정 양립문화 조성은 대한민국의 존립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며 "가족이 행복한 즐거운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인증을 수여하는 '가족친화인증제', '가족사랑의 날' 확대 등을 통해 사회기반 구축에 힘쓸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여성가족부는 남성들의 가정 참여와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들을 마련해 아빠들이 아이들과 보다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아빠의 달'은 부부가 동일자녀에 대해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 번째 사용자의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40%에서 100%로 상향하는 제도로 1개월에서 3개월로 확대했다.

또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육아기단축근무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간을 12개월에서 24개월로 늘리고 육아휴직기간도 3회로 나눠 쓸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올해 7월 '여성발전기본법'을 '양성평등기본법'으로 개정했다. 여기에는 '부성권' 내용이 새로 포함됐다. '육아휴직제'란 명칭도 '부모육아휴직제'로 변경된다. 

김 장관은 "남성의 경우 상사나 동료의 눈치나 휴직 후 불이익에 대한 우려, 육아와 가사가 전적으로 여성의 몫이라는 통념 등 때문에 육아휴직을 신청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서는 제도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 강화와 인식 개선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성을 위한 제도도 여성가족부에서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한 김 장관은 "(여성가족부가) 여성만을 위한다고 하는데 남성에게도 불평등하게 적용된 법안을 개정해 양성평등을 이루고자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례로 남성인 배우자는 경제능력이 있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60세 이상에 한해서만 산재유족보상연금을 수급하도록 했으나 2012년 여성 배우자와 동일하게 연령 구분 없이 수급자격을 부여하도록 변경했다.

또 화재장해흉터로 인해 외모에 뚜렷한 상처가 남았을 경우 외모에 대한 성별 고정관념으로 여자는 3200만원, 남자는 1000만원의 보험금액 한도에 차등을 두고 있었으나 남녀 동일하게 3200만원으로 한도를 개정할 예정이다.

양성평등과 일·가정 양립을 비롯해 여가부에서는 청소년들을 위한 정책이나 위안부 정책 등도 맡아 진행하고 있다. 

특히 '학교 밖 청소년'은 김 장관이 새롭게 시작한 정책으로 28만명의 학교 밖 청소년을 상대로 심층적 상담을 통해 학업을 계속하거나 직업을 갖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체육 관련 직업 진로탐색 등의 기회를 제공한다.

여가부는 올해 4만명의 학교 밖 청소년을 돌봤으며 내년에는 5만명, 차후에는 28만명 전원을 도와준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는 실태 규명을 위한 관련 사료 발굴·조사 및 체계적인 관리를 2012년부터 진행하고 있고, 국제 사회 공감대 확산을 위한 국제학술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최근에는 초·중·고등학생과 교사를 대상으로 '일본군 위안부 바로알기' 보조교재를 배포했다. 당시 시대상황, 강제동원, 피해 내용 등 일본군 위안부 문제 전반과 광복 이후의 삶, 일본의 책임,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 등을 학년별 수준에 맞게 집필됐다는 게 김 장관의 설명이다.

김 장관은 "여성가족부가 다루는 여러 가지 사항은 다른 부처와 달리 가치 향상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단기간에 성과를 이루는 일들이 아닌 만큼 긴 시간을 두고 변화를 지켜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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