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 경제의 둔화 등 이른바 G2(주요 2개국) 리스크에 원·달러 환율이 연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일일 변동폭이 10원을 넘나드는 거래일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환율 변동에 수출업체와 투자자들은 사업·투자계획을 짜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10.0원 오른 1131.0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로 장을 마친 것은 11거래일 만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0원이나 급등한 1132.0원에 거래가 시작됐고, 장 초반에는 1135.0원까지 올랐다. 미국의 주택시장지표 호조로 달러화도 소폭 강세로 돌아선 데다 전날 하락했던 달러화 매수가 유입된 점도 원·달러 환율의 상승 폭을 키웠다.
미국의 10월 주택시장지수는 전달보다 3포인트 상승한 64.0을 기록했다. 이는 2005년 11월 이후 최고치로, 전문가들의 예상(62.0)도 웃돌았다. 지난 19일 원·달러 환율이 1121원으로 하락 마감하면서 지난 7월 1일(1117.5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렇듯 원·달러 환율은 G2 리스크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면서 좀처럼 방향성에 대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를 반영하듯 올 3분기(7∼9월) 미국 달러화에 견준 원화 가치의 변동성은 2011년 4분기 이후 가장 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환율 변동폭은 3분기 평균 7.3원(0.63%)으로 집계됐다.
3분기 환율 변동성을 월별로 봐도 전날 대비 변동폭은 7월 4.5원(0.40%), 8월 6.5원(0.55%), 9월 7.1원(0.60%)으로 분기 후반으로 갈수록 커졌고, 10월 들어서도 계속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대외의 작은 변수에도 환율의 쏠림 현상이 지속되면 금융시스템의 안정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한 위원은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서 "환율의 움직임에는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있지만 우리 경제의 규모와 수준을 고려할 때 대외부문의 충격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정책수단을 사고의 전환을 통해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금통위원 역시 "금융시스템이 상당히 복잡해졌고 잠재적으로 취약한 분야들이 새롭게 생겨 작은 충격도 자금흐름 또는 환율 등을 통해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러한 리스크 요인들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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