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민·관 최초의 해외 LNG 인수기지, '멕시코 만사니요 터미널' 현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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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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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만사니요 신희강 기자 = "이 곳이 민간 기업과 협력해 이룩한 최초의 해외 LNG 인수기지입니다."

15일(현지시각) 멕시코 서부 태평양 연안 콜리마 주에 위치한 가스공사 만사니요 천연가스(LNG) 터미널 현장.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속에 설명을 하고 있는 현장 관계자의 얼굴은 까맣게 익어 있었다.

민간기업과 협력을 통해 이룩한 최초 해외 인수기지라는 자부심에서 였을까. 쉴새없이 흐르는 땀에 불구하고, 현장 관계자의 표정에는 뿌듯함이 가득했다.

외롭고 척박한 땅에서 당당히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 LNG 터미널 현장에는 가스공사의 '열정과 땀'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만사니요 LNG 터미널 현장 전경. [사진제공=가스공사]

 

▲연간 LNG 380만톤 공급...3년간 무재해 달성 목표

만사니요 LNG 터미널은 멕시코 콜리마주에서 7Km 남짓 떨어진 태평양 연안 중서부에 위치하고 있다. 약 86ha(26만평)의 부지에는 15만㎘급 저장탱크 2기와 정박한 배에 LNG가스를 송출할 수 있는 항만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인근 고속도로에서 5분여를 달려 기지에 들어서자 15만㎘급 저장탱크 2기가 한 눈에 들어온다. 거대한 돔 모양의 저장탱크 하나의 용량은 7만톤에 달하며, 외벽은 콘크리트로 감싸져 있어 규모 6~7도의 강진에도 견디게 설계됐다.

국내 인천생산기지 저장탱크 한 기당 4만~6만톤의 용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거대한 용량이다. 가스공사 현장 관계자는 "이 곳에서는 연간 LNG 380만톤을 처리할 수 있으며, 총 사업규모는 9억달러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길게 이어진 가스송출관을 지나자 흡사 양파 썪은 것 같은 냄새가 코를 찔렀다. 일명 부취실로 무색무취의 천연가스를 예방하기 위해 냄새나는 성분을 넣은 까닭이다.

조금 더 깊숙히 들어가자 거대한 손 모양의 철탑 4기가 시선을 끈다. 이는 'LNG 언로딩 암'으로 불리는 하역설비 시설로 선박에 있는 LNG를 탱크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팔처럼 구부러질 수 있어 붙어진 이름이라는 게 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즉 멕시코 전력청이 도입계약을 체결한 페루나 나이지리아에서 들어오는 LNG선박이 만사니요 터미널에 LNG를 하역하면, 터미널은 이를 저장탱크에 보관한다. 이후 액체상태인 LNG를 기화기 등을 통해 기체상태로 바꿔 만사니요 도시와 과달라하라 발전소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눈을 돌리자 건물 구석구석 화염감지기, 살수수막설비 등 안전장비가 구비돼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허리케인 지진에 대비한 설계 시공부터 사후 안전관리까지 위험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현지 파견된 박지간 가스공사 차장은 "상업운전에 들어간 2012년 6월 이후 단 한번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향후 EHSQ(환경,보건,안전,품질) 통합 경영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무재해 3배 달성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가스공사 현지 관계자들이 만사니요 LNG 터미널 현장에서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가스공사]


▲민·관 최초 해외인수기지...20년간 수익창출 전망

지난 2012년 6월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간 만사니요 LNG 터미널 사업은 해외 LNG 가스 플랜트를 최초로 직접보유 및 운영하는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연간 최대 380만톤의 LNG를 처리할 수 있으며, 지난해 목표 50항차(333만5000톤) 처리 가운데 50항차(334만4000톤)를 인수했다. 올해는 48항차(321만톤)를 목표로, 현재 8월까지 28항차(181만8000톤)를 인수한 상태다.

특히 가스공사가 독자적 해외 진출 여력이 부족한 민간중소기업과 협력, 이룩한 최초의 해외 LNG기지 투자로 평가받고 있다. 터미널 운영부터 설계 감리, 건설관리 등 기술수출의 모범사례로도 꼽힌다.

실제 사업의 소유자는 가스공사와 삼성물산, 미쯔이 물산의 머릿글자를 딴 KMS 현지법인이다. 가스공사는 25%를 투자했으며, 삼성물산과 미쯔이 물산은 각각 3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LNG 터미널 사업 소유자인 KMS 법인과 더불어 터미널의 안정적 설비운영을 담당하는 MGT, 인력파견 및 기술서비스를 위한 KOMEX-GAS까지 3개 법인이 현지에 있다.

이처럼 건설·소유·운영의 BOO(Build-Own-Operate) 방식을 통해 20년의 운영기간동안 일정한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가스공사는 지난 2008년 투자한 금액 623억원 가운데 302억원을 회수했다. 상업운전 2년만에 절반에 달하는 금액을 회수한 셈이다.

최경식 KMS 법인장 직무대행은 "향후 2031년까지 20년간 운영할 점을 감안했을 때 1290억원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만사니요 LNG 터미널 저장탱크 전경. [사진=신희강 기자 kpen@]


◆ 해외 LNG 시장 첨병...남미·북미 LNG 사업 교두보 역할

최근 국제 환경보호 정책강화와 석탄 및 석유에너지의 점진적인 고갈로 청정 에너지원인 천연가스가 차세대 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에너지 자원의 대부분을 수입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천연가스 공급의 안전성 확보는 국가 에너지 보급의 가장 큰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국형 생산기지인 만사니요 LNG 터미널 사업은 천연가스의 안정적 공급과, 지속적인 기술개발 해외 사업을 통한 모범 사례로 꼽힌다.

실제 이 사업은 가스공사 30년의 노하우를 통한 O&M 기술 수출은 물론, 국내 기업과 동반해 신성장 동력 모델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민간기업 플랜트 수출견인 및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가스공사는 향후 멕시코 노동부와 산업안전 인증 프로그램 등에 적극 참여하고, 전력청 등과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가스공사는 모로코 LNG 터미널 지분참여를 비롯해 필리핀, 크로아티아, 남아공, 콜롬비아, 바레인, UAE, 쿠웨이트 등에 국내 기업과 손 잡고 기술 수출 협약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향후 인수기지 사업경험을 통해 남미 및 북미 LNG 사업을 적극 확대해 나갈 수 있는 교두보로 삼겠다는 전략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김점수 가스공사 기획본부장은 "가스공사는 만사니요 LNG인수기지의 건설감리, 시운전 및 준공, 20년간의 운영관리를 통해 세계시장에 다시 한 번 LNG 기술력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며 "천연가스의 안정적인 공급에서 나아가 에너지 자주개발과 해외 투자수익 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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