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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화면 캡쳐 ]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4조원대 유사수신 사기범 조희팔(58)의 조카 유모(46)씨 사망 원인에 관해 약물 중독으로 가닥이 잡혔다. 조씨의 중국 밀항을 돕는 등 조씨의 생사를 규명할 핵심인물인 유씨가 사망함에 따라 앞으로의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대구지방경찰청은 사망한 유씨의 시신을 예비 부검한 결과 외관상 타살 흔적이 나오지 않아 약물 중독으로 추정한다고 21일 밝혔다. 유씨의 위에서는 소화되지 않은 알갱이 형태의 약독물이 다량 검출됐다.
하지만 경찰은 해당 약독물이 치사량 수준인지 별도의 약독물 검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검사에는 1주일 가량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약독물은 지난 16일 유씨가 불면증과 우울증을 이유로 직접 병원에서 타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유씨가 발견된 대구시 동구의 한 사무실에서 그가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과 빈 약 껍질 29개를 발견했다. 처방전은 16일 병원에서 받은 것으로 적혀있었다.
사건 현장에서는 별다른 유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무실과 집에 있던 컴퓨터 5대와 USB 2개를 수거해 기록을 분석했지만 유서 등 문서 파일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유씨는 숨지기 전 오전 10시 37분부터 지인 1명에게 죽음을 암시하는 문자를 네 차례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자는 주로 '조용히 (저 세상으로) 가고 싶지만 딸이 눈에 밟힌다'는 내용이다고 경찰은 밝혔다.
유씨의 아내(35) 역시 경찰 조사에서 "(유씨가) 최근 힘들어하고 죽음을 암시하는 말을 가끔 했다"고 진술했다.
출입국관리기록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중국에서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중국에서 조희팔 최측근인 강태용이 붙잡힌 지난 10일 유씨도 현장에 있었는지 조사할 예정이다.
강영우 대구지방경찰청 강력계장은 "(유씨가) 수면제 없이는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우울증이 심했다고 가족들이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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