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강원도 고성 금강산에서 열린 제20차 남북이산가족상봉 공동중식을 위해 북측 양윤미 접대원이 들쭉술 마개를 따고 있다. [사진= 금강산 공동취재단]
21일 남북 이산가족들이 모여 점심을 먹은 금강산호텔에는 미모의 북측 여성 접대원들과 북한 음식들이 었다.
50여명으로 구성된 이들 접대원들은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였고 오전부터 식기와 요리를 옮기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남측 가족 중 한 할머니는 오찬 장소에 들어오다 노란색 한복을 곱게 입은 북측 여성 접대원에게 "곱다"며 등을 쓰다듬기도 했다.
또 나이를 묻는 남측 취재들의 질문에 수줍게 웃기만 하다가 "열여덟살입니다"하고 답한 접대원도 있었다.
이날 점심식단은 북한식 음식들로 준비됐다.
이산가족들은 이날 낮 12시30분(북한시간 낮 12시) 금강산호텔에서 두 시간 동안 공동중식 시간을 갖고 회포를 풀었다.
이들은 △크림과자 △남새합성(상추·고추·토마토·양파 등의 야채모둠) △ 배추통김치 △색찬떡(오색떡) △닭편구이 △청포종합랭채 △밥조개 마요네즈무침 △잣죽 △소고기 흰소스 곰(찜) △생선 락화생(땅콩)튀기 △버섯고기완자볶음 △ 볶음밥 △ 닭고기완자맑은국 △과일사탕졸임 △은정차(녹차) 등의 북한 요리를 맛봤다.

제20차 이산가족 상봉 1회차 3일째 낮 가족들이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호텔에서 공동중식 시간을 갖고 함께 음식을 먹고 있다.[사진= 금강산 공동취재단]
한 북측 여성 접대원은 은정차에 대해 "원래 녹차인데 원수님께서 은혜로 돌려주셔서 은정차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이 접대원은 배향단물(배맛주스)를 설명하면서 "북측은 북에서 나는 고유의 맛으로 대접한다"며 전날 남측에서 준비한 환영만찬에 코카콜라가 테이블에 올려져 있던 것을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또 전날 만찬에서 북측 기자들과 합석한 남측 기자들이 폭탄주를 만들었으나 반응이 시원찮았다.
북측 기자들은 "북에서는 맥주와 독한 술을 섞어서 먹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북측 가족 중 귤과 무화과 등을 처음 접한 가족도 있었다.
남측 가족 이인경씨는 "어제 저녁 만찬 때 우리측이 준비한 음식을 보면서 북측 가족들이 무화과와 귤을 처음 본다고 했다"며 "귤이 북에선 아예 나지 않아 껍질채 먹으려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북측 기자들은 소속이나 이름을 밝히는 것을 꺼렸으나 남측 상황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였다.
"인터넷으로 아무나 기사를 쓸 수 있는 것인가?", "내년에 남측에서 총선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여당과 야당 중 어디가 더 우세할 것인가?" 등의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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