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상봉] "여보, 지하에서 또 만나"…"여보 건강하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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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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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물의 작별상봉

지난해 2월 이후 1년8개월만에 열린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마지막날인 22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린 마지막상봉에서 남쪽 이순규 할머니가 북쪽 남펴 오인세씨의 넥타이 등 옷 매무새를 바로해 주고 있다.[사진= 금강산 공동취재단]

금강산 공동취재단 ·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 "지하에서 또 만나", "여보 건강하슈".

6개월 살다 65년을 헤어져 살아야만 했던 아내와 남편은 또 한번 이별의 순간을 맞아야만 했다. 

제20차 남북이산가족 상봉 1차 행사의 마지막 일정인 '작별상봉'이 22일 오전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열렸다. 이날 금강산에는 작별상봉 시작 무렵 비가 내리다 그쳐 흘렸고 쌀쌀한 날씨였다. 

북측 가족 남측 가족 이순규(85)씨는남편 오인세(83)씨가 상봉장 자리에 앉자 마자 넥타이를 매만져 주다 고개를 들지 못했다.

오 씨는 아내 이씨에게 "부모 잘 모셔야지, 아들도 잘 키우고. 맘은 크게 먹고…." 하며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했다. 아내는 그런 남편에게 "알았슈" 하고 답했다.

오 씨는 그런 아내에게 "지하공간에서 또 만나..."라고 하자 남에서 온 며느리 이옥란(64)씨는 "그러니까 오늘까지 혼자 계셨죠 아버님..."하고 답했다.

오 씨는 아내와 아들, 며느리를 동시에 끌어안으로 "이렇게 안는 것이 행복이다. 내 인생에서 처음이다"며 울먹였다.

그런 남편에게 아내 이 씨는 "건강하슈, 오래 사슈"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2월 이후 1년8개월만에 열린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마지막날인 22일 오전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작별상봉을 마친 북쪽가족과 남쪽 가족이 북쪽 가족이 먼저 차량에 탑승해 떠나면서 이별을 하고 있다. 북쪽 오인세 할아버지와 이순규 할머니가 손을 잡으며 이별하고 있다. [사진=금강산 사진공동취재단]

남편 오 씨는 "(당신) 닮은 딸을 못 놓고 왔구나..."라며 회환을 담아 읊조리자 아내 이 씨는 "며느리가 딸이고 며느리고 그래요"라며 남편을 다독였다.

얼굴 한번 보지 못했던 뱃속의 아들은 어느새 장성해 "아버지, 건강한 아들로 낳아주셔서 감사해요" 하고 작별의 인사를 건넸다.

아버지의 손을 잡게 밝게 웃는 아들의 모습에 오 할아버지는 눈시울을 붉혔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형수 이동임(93)씨는 시동생 이 씨에 은가락지를 끼워줬다.

"아버님, 형님 보고 싶으시면 이거 한번 꺼내보시라고 드리는 거예요"라는 며느리의 말에 오 씨는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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