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의 인기 핵은 리드보컬 민경훈(32)이다. 서정적이며 비장한 멜로디에 강한 표현력 등은 호소력 있게 다가왔다. 노래할 때 민경훈의 가장 큰 특징은 발음 구사에 있다. ‘가~슴’을 ‘카~슴’으로 ‘제~발’을 ‘체~발’로 ‘사~랑’을 ‘싸~랑’ 하는 식으로 매우 강하게 표현한다. 이렇다보니 잘생긴 외모와는 달리 사내다운 남성미마저 풍긴다. 이런 류의 발음 스타일은 흉성을 주 무기로 하는 가수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렇게 강하게 발음을 하다 보니 고음으로 갈수록 목에 무리를 주게 된다. 굵고 파워풀한 소리를 내려면 일단 가슴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는데 민경훈의 경우 목의 쓰임이 더 많은 편이다. 그러다보니 노래할 때 목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고음으로 갈수록 그리고 소리를 파워풀하게 내면 낼수록 그의 성대는 고문을 받을 수밖에 없다. 좋은 고음은 노래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 모두에게 음이 올라갈수록 편한 느낌을 받게 한다. 그러나 민경훈의 경우엔 성대를 조여대기 때문에 오히려 강한 긴장으로 다가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경훈의 이런 창법, 특히 고음역에서 스타카토적 발성으로 파워풀하게 내지르며 노래하는 모습은 큰 임팩트를 줬다. 한때 보컬음악학원을 찾아오는 노래지망생들의 롤 모델 중 하나가 바로 민경훈일 정도로 그의 인기는 대단했다.
이에 대해 발성 전문 트레이너 이윤석은 “(예전의)민경훈만의 색깔이 아쉽다”며 “록적인 거침없는 가창력이 그의 매력이었는데, 컴백한 버즈에선 그런 면을 엿보기 힘들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런 변화는, 과거와는 달리 또 다른 형태의 버즈를 시도해보겠다는 의지의 발로일수도 혹은 몇 년간의 공백이 창법에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 버즈의 다음 신곡들과 공연무대에서 과연 민경훈이 사자처럼 폭발적으로 내지를지 아니면 맹수의 발톱을 숨긴 채 여전히 부드러움을 견지할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문화연예부장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