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금융위원회]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11월부터 민간 중심으로의 부실기업 구조조정이 본격 시작된다. 4조원의 재원을 바탕으로 한 유암코(연합자산관리)의 주도로, 사모펀드(PEF)를 통한 구조조정 작업이 이뤄질 예정이다. 향후 유암코는 채권은행 및 민간자본을 합쳐 최대 28조원 상당의 구조조정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와 유암코, 신한·KEB하나·IBK기업·KB국민·우리·농협·산업·수출입 등 8개 은행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운영방안을 22일 발표했다.
유암코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한 은행권 부실채권을 처리하기 위해 2009년 6개 은행이 출자해 설립한 부실채권 전문회사로 자산유동화와 기업구조조정 업무를 맡아왔다.
앞서 금융위는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를 신설할 예정이었지만, 유암코에 기업구조조정 기능을 확대 개편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유암코는 채권은행, 민간자본의 PEF를 통해 특정 기업의 채권 및 주식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다.
PEF는 기업 여건을 감안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규 자금을 지원하는 등 정상화 작업에 나설지, 핵심자산을 매각하는 청·파산 절차로 들어설지 결정하게 된다. 구조조정 대상 기업의 채권 및 주식 매입은 기본적으로 채권은행과 가격 협상을 통해 이뤄진다. 이 때 2개 이상의 회계법인 평가금액의 중간값을 기초가격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이 경우 통상적인 워크아웃 과정에서 반대매수청구권으로 받을 수 있는 가격보다 높은 수준이 예상돼 은행 주식과 채권 매각이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금융위는 유암코가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수 있도록 1조2500억원을 추가 출자하고 2조원의 대출 약정을 체결했다. 총 4조2000억원의 실탄을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금융위는 유암코가 소규모 기업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점차 성공사례를 축적해 업종·산업별 구조조정으로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금융위는 유암코에 기업구조조정본부와 구조조정자문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성규 유암코 사장은 기업구조조정과 부실채권 관리 등 업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나종선 전 우리은행 지점장이 맡는 구조조정본부는 투자 대상을 선정하고 실행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구조조정 자문위원회는 자문위원과 법률·회계 전문가로 구성키로 했다
손병두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은 "이달 말까지 유암코에 대한 추가 출자 및 대출 약정안을 확정해 내달부터 기업 구조조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라며 "구조조정의 무게 중심을 시장 주도로 바꿔 상시적인 기업 구조조정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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