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기수정 기자 =사진에 꼭 담고 싶은 계절이다. 본격적인 가을 나들이 시즌이 시작되면서 주말이면 한 폭의 그림 같은 자연을 찾아 떠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분주하다.
전문 사진작가가 아니더라도, 비싼 전문 장비가 없어도 스마트폰이나 디지털카메라 하나면 충분하다.
풍성해진 자연과 가을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사진에 담으려는 여행객들을 위해 올 가을에 카메라에 담을만한 전국의 출사지들을 소개한다.
◆이국적인 대나무 숲의 가을을 사진에 담는다, 담양 죽녹원
인파가 몰리는 가을 단풍 보다 생기 넘치는 숲의 녹음을 카메라에 담고 싶다면 사계절 내내 푸른 대숲에 가보자. 국내 최대의 대나무 숲과 메타세쿼이아길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유한 생태도시 담양에서는 현재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가 열리고 있다.
박람회가 열리는 죽녹원 초입에 위치한 전망대인 ‘담양대나무관’에 올라서면 수령 300년이 넘은 고목들로 조성된 관방제림과 담양의 명물인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등을 한 컷에 담을 수 있다.
울창한 대숲길에 들어서면 대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사각거리는 댓잎 소리에 일상에 지친 심신이 청량해진다.
‘운수대통길’, ‘사랑이 변치 않는 길’, ‘죽마고우길’ 등 8개의 테마 별 산책로에서는 이국적이고 상쾌한 가을의 대나무숲을 만날 수 있다.
죽녹원 곳곳에 마련된 힐링데크, 대나무 평상과 해먹, 추월산을 대나무 뷰파인더로 감상하는 ‘추월산 뷰파인더’ 등 아기자기한 조형물과 휴식공간은 이색적인 대나무 숲과 더불어 관람객들이 사진 찍기에 훌륭한 소재가 된다.
죽녹원 정문 앞 관방제림에는 계절의 변화와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느티나무, 푸조나무, 팽나무 등 다양한 나무들이 약 2km에 걸쳐 산책로를 이루고 있다.
수령 300년 이상의 거목들로 이루어진 산책길과 더불어 박람회를 기념해 국내 최초로 제작된 대나무 파이프 오르간 연주도 감상할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 길은 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기간 동안 박람회 입장권 소지자에 한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담양에서 순창까지 이어지는 24번 국도에 펼쳐진 메타세쿼이아 길은 각종 드라마와 영화, CF를 통해 널리 알려져 있는 ‘출사’의 명소다.
계절마다 독특한 매력을 뽐내는 메타세쿼이아 길은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면서부터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가 연출돼 대표적인 가을철 사진 명소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수도권에서 즐기는 이색 단풍의 매력, 용인 애버랜드
오는 20~30일 사이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경기도 용인의 에버랜드는 은행나무, 단풍나무, 느티나무, 벗나무, 대왕참나무 등 10여종 수 천 그루의 나뭇잎들이 노랗고 빨갛게 물들어 깊어 가는 가을의 정취를 카메라에 담기 좋다. 오는 25일까지는 단풍보다 더 붉은 비름과 식물의 일종인 코키아 4만여 본을 선보이는 '코키아 페스티벌'을 개최하고 있어 이색적인 단풍 사진을 담으려는 사람들에게 제 격이다.
고속도로에서 에버랜드로 들어오는 길도 아름답다. 영동고속도로 마성 톨게이트부터 에버랜드 서문과 캐리비안 베이를 지나 에버랜드 정문에 이르는 총 5㎞ 구간은 도로가 전체적으로 산허리를 끼고 있기 때문에 상하좌우로 구불구불해 다양한 각도에서 형형색색의 단풍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에버랜드 인근의 호암호수는 호수에 비치는 '단풍 그림'으로 유명하다. 10월 중순이 넘어가면서 호암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산의 단풍이 수면에 비쳐 장관이 펼쳐진다.
◆은빛 억새로 물결치는 가을 산 절경 한 컷, 정선 ‘민둥산억새꽃축제’
전국 5대 억새 풀 군락지 중 하나인 강원도 정선군 민둥산에서는 다음 달 1일까지 ‘민둥산억새꽃축제’가 열린다.
해발 1119m의 민둥산은 약 20만 평에 펼쳐진 억새꽃이 장관을 이루고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전국 최고의 가을산행지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정상 부근은 전체가 나무 한 그루 없는 둥그스름한 평원으로 억새밭에 들어서면 사람 키보다 큰 억새에 파묻혀 한줄기 등산로 외에는 주변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억새꽃 세상을 연출한다.
민둥산을 오르는 등산로는 모두 4곳으로 완만한 곡선형태의 능선을 따라 이어지는 억새 군락은 마치 거대한 목장과 같은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어 은빛 억새로 물결치는 가을 산의 절경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또한 경사가 완만해 가족산행에도 적합하다.
◆제주도의 에메랄드 빛 가을 바다, ‘제주올레 걷기 축제’
이달 30일부터 31일까지 제주도의 제주올레 20·21코스(김녕∼종달)에서는 제주의 대표적 관광자원인 ‘올레’를 소재로 한 ‘제주올레 걷기축제’가 열린다. 축제가 진행되는 코스 중간마다 지역주민과 아티스트가 함께하는 다양한 공연과 제주전통 먹거리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곁들여진다.
축제가 진행되는 제주올레 20코스는 제주시 구좌읍 월정해변과 세화해변 등 이름난 바닷가를 지나고, 21코스는 제주 동부 중산간지역을 조망하는 지미봉에 오른다. 이국적인 에메랄드빛 바다를 비롯해 제주 동부의 오름 군락들, 우도와 성산일출봉이 마주보는 풍경 등 제주도 특유의 자연환경을 사진에 담을 수 있다.
◆가을 꽃과 함께 즐거운 추억 남겨요, ‘마산가고파국화축제’
대표적인 가을 꽃인 국화를 주제로 한 축제도 열린다.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창원 마산항 제1부두에서 열리는 ‘제15회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아름다운 가을 국화의 짙은 향기를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단일 품종 최대 꽃축제다.
국화축제 행사장은 10만여 점의 국화로 만든 300여 개의 국화 모형작이 ‘주제존’, ‘국화마루’, ‘동심마을’, ‘국화미로 정원’, '소망기원탑' 등 11개의 테마로 스토리텔링되어 전시된다.
국화축제장 입구에서는 괭이갈매기를 형성화한 랜드마크인 ‘갈매기의 꿈’의 플라워 게이트와 3.5m 국화전망대에서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어우러진 다양한 국화전시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마산가고파국화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매년 꽃 1000 송이 이상을 한꺼번에 피우는 국화인 ‘다륜대작’ 등 국화를 활용해 만든 다양한 전시물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31일에는 합포만 멀티미디어 불꽃쇼도 열린다. ‘희망의 꽃’, ‘사랑의 꽃’, ‘도약의 꽃’을 주제로 다양한 색깔의 불꽃이 가을밤의 하늘과 바다를 수놓을 예정이다.
2015담양세계대나무박람회 조직위의 한 관계자는 “자연이 가장 아름다운 계절을 맞아 힐링과 더불어 풍성한 자연과 가을의 분위기를 사진으로 담는 등 가을철 추억 만들기에 나서는 관람객들이 늘고 있다”며 "대나무박람회에서의 추억을 남기길 원하는 관람객들의 편의를 위해 죽녹원을 비롯한 박람회장 일대에 포토존을 비롯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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