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B금융, 인력감축 태풍 분다…연내 대대적 희망퇴직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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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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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사진=KB금융그룹]


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 KB금융그룹이 대대적인 인력감축을 실시한다. 연내에 KB손해보험을 비롯해 금융지주와 국민은행 등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 5년 만에 이뤄진 KB국민은행의 희망퇴직 이후 올해에만 두 번째 이뤄지는 인력감축이자, 규모 역시 상반기 보다 훨씬 큰 폭일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25일 "이르면 연말쯤 그룹내 전 업권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희망퇴직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인력감축을 통해 그룹 전반적으로 한 차례 더 구조개편이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금융의 대규모 인력감축 및 구조개편은 갈수록 악화되는 경영환경 속에서 현재와 같은 덩치와 조직 구도를 계속 유지하다가는 KB의 숙원인 리딩금융그룹으로의 재도약이 요원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최대 경쟁상대였던 신한금융그룹에 이어 최근 새로운 공룡으로 변신한 KEB하나금융그룹 등과의 경쟁 구도를 감안할 때 더 이상 구조조정을 미룰 수 없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지난 5월 임금피크제 대상 직원 1000명과 일반직원 45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 희망퇴직 신청자는 1121명으로 전체 대상자의 20%를 웃도는 규모였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희망퇴직을 통해 신규 채용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윤 회장은 "올해 신규 채용을 지난해보다 40% 늘릴 것"이라며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부각된 만큼 신규 채용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인력감축에 대한 노동조합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 측은 이미 인력감축을 위한 사전 작업이 진행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은 지난 19일부터 역량 향상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리챌린지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교육 대상자는 KB국민은행의 경우 일주일, KB손보의 경우 2개월 안에 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노조는 이 교육이 연말 인력감축을 보다 수월하게 진행하려는 사측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한다. KB손보의 경우 직원 중에서 교육 대상자 21명을 미리 추려 별도 교육 관련부서로 파견발령을 낸 데서도 사측의 의도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은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라고 지칭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교육 미이수자에게 18개월치 급여를 퇴직금으로 제시하며 퇴직을 유도하고 있다"며 "교육 대상자 21명 중 이미 2명이 퇴사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이 내년부터 도입할 '영업실적 및 자기계발 자가진단 서비스'를 두고도 노사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직원들이 자신의 실적을 조회해, 등급을 확인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에 대해 노조는 "해당 서비스는 퇴출 프로그램과 연계돼 사실상 희망퇴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한다.

반면 사측은 "두 프로그램 모두 조직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교육 이수 중 실질적인 퇴사자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사실상 KB의 하반기 인력감축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11월쯤 임단협이 열릴 예정"이라며 "아직 희망퇴직과 관련된 공식 안건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사측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한다면 맞서 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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