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영업점에 '갑질'한 LG전자 18억 과징금은 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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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25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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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LG전자가 빌트인 가전제품 판매를 알선한 영업 전문점에 '갑질'을 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을 맞고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6부(김광태 부장판사)는 LG전자가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공정위는 빌트인 가전제품 시장에서 LG전자가 거래 업체에 '자기의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거래하는 행위' 중 '불이익 제공'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4월 시정명령과 함께 18억6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빌트인 가전제품 영업은 전자회사가 개별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영업전문점이 아파트 건설 현장별로 납품을 알선해주면 전자회사가 건설사와 직접 납품계약을 체결하고 영업전문점에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주는 식으로 이뤄졌다.

LG전자는 이 시장에서 2008∼2010년 시장점유율 53%로 업계 1위다.

LG전자는 2008년 6월부터 작년 12월까지 빌트인 가전제품 납품을 알선한 영업점에 건설사 납품대금의 20% 또는 100%에 해당하는 금액에 대한 연대보증을 요구했다.

공정위는 LG전자가 신용도가 낮은 건설사로부터 납품대금을 받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채권 미회수 위험을 영업점에 떠넘기는 '불이익 제공' 행위를 했다고 봤다.

LG전자는 소송을 내면서 "영업점과의 관계에서 거래상 우월한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영업점은 매수인의 변제 능력을 조사하고 담보를 확보할 의무를 부담하므로 연대보증은 의무 위반에 대한 위약벌 약정의 성격을 지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영업점은 원고로부터 영업 업무만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40여개 업체 중 하나로 대규모 사업자인 원고와는 사업능력의 격차가 크다. 원고와 배타적인 거래계약을 체결해 다른 회사 제품의 영업활동을 할 수 없고 매출액의 상당 부분을 원고와의 거래 수수료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업체에 연대보증을 요구한 행위는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서 벗어나 원고가 부담해야 할 거래상의 책임을 영업점에 이전시키는 행위여서 부당하다"면서 "오로지 원고의 이익 증진만을 목적으로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며 공정위의 조치는 적법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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